4회전 점프 완성한 차준환, 형들 제치고 독보적 기량 과시
김연아 이후 최고 점수 임은수…여자부는 '춘추전국시대'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연아의 은퇴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세대교체에 성공한 분위기다.
남녀 유망주 차준환(휘문중)과 임은수(한강중)가 제71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7 세계(주니어) 선수권 파견선수권 대회 남녀 싱글 1그룹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선수인 차준환과 임은수는 8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각각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며 형, 언니들을 가볍게 제쳤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56.24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81.83점)를 합쳐 총점 238.07점으로 2위 김진서(한국체대·216.16점), 3위 이시형(판곡고·189.91점)을 눌렀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81.83점을 받아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프리스케이팅에선 '필살기'인 쿼드러플(4회전)살코를 클린으로 처리했다.
차준환은 이 대회 우승으로 3월 대만에서 열리는 2017 세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데, 해당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선 쿼드러플 살코를 두 차례 시도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배점이 높은 쿼드러플 살코를 단 한 번만 하고 있다.
차준환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은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데, 차준환은 "평소 훈련하는 토론토 크리켓 링크와 환경이 비슷해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고쳐야 할 점도 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를 경우)처리 되며 감점 0.57점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행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다.
그는 오른쪽 스케이트 부츠가 망가지면서 테이프를 묶고 나왔는데, 발목을 잘 잡아주지 못하면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지 못했다.
만약 변수 없이 클린 연기를 했다면, 사상 처음으로 총점 250점도 바라볼 수 있는 연기였다.
여자 싱글에서는 임은수가 프리스케이팅 127.45점으로 쇼트프로그램 64.53점을 합쳐 총점 191.98점을 기록했다.
그의 총점도 한국 피겨의 또 다른 역사라 할 수 있다.
191.98점은 김연아를 제외한 국내 여자 선수 중 최고 점수다.
그는 2위 김예림(도장중·183.27점), 3위 김나현(과천고·181.78점)을 큰 점수 차로 제쳤다.
임은수는 유영(문원초), 김예림과 함께 '꿈나무 트로이카'로 불렸다.
또래인 세 선수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동반 성장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세 선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우승을 다퉜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최종 5위에 머물렀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선 2위를 차지했다.
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 연기 도중 넘어지며 최종 2위를 기록했다.
세 선수는 나이가 어려 평창 올림픽에 나갈 순 없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따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앞선 세대인 김나현과 최다빈(수리고)도 동생들에게 자극을 받고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번 대회 결과로 2017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와 2017 세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 참가할 선수들이 모두 가려졌다.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엔 남자부 김진서와 여자부 김나현이 출전한다.
해당 대회는 평창 올림픽 국가별 출전 쿼터가 걸려있어 두 선수의 어깨가 무겁다.
세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남자부 차준환과 이시형, 여자부 임은수와 김예림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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