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WWF 감시원들이 토착 부족 학대"
스위스에서 소송 제기돼…스위스 당국 "고려해볼만한 주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 최대 자연보호 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감시원들이 서아프리카에서 토착부족을 학대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스위스 당국이 실태 확인에 나섰다.
민간단체인 WWF는 본부를 스위스 보주(州) 글랑에 두고 있다.
문명과 떨어져 사는 토착 부족의 생존과 인권 보호활동을 벌이는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은 지난해 카메룬에서 WWF 감시요원(ecoguard·에코가드)들이 원시부족을 학대하고 구타했다며 스위스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SI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정부가 즉각 사태에 개입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에코가드들은 WWF의 지원을 받아 카메룬 자연보호구역을 순찰하고 코끼리 밀렵 등을 예방하는 활동을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SI는 에코가드들이 20여년동안 토착민인 바카 부족을 고문, 구타, 감금했고 심지어 살해하기도 했다며 지난해 2월 WWF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SI의 주장과 관련해 펴낸 10쪽짜리 의견서에서 제기된 의혹이 더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며 WWF는 밀렵 예방 활동에 충실해야 하고 사냥에 의존해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 사는 토착 부족을 학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위스 당국은 일단 SI와 WWF 측을 접촉해 중재에 나설 계획이지만 스위스법으로 WWF를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레더릭 크웨임 쿠마 WWF 아프리카 국장은 SI가 스위스에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바카족 보호를 위해 많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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