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방역 연구소에서 실험실 사고가 난 후 여성 연구원이 '원인 불명의 중증 폐렴'으로 사망한 후 추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미확인 보도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엑스(X)를 통해 "중증 폐렴의 원인, 공중보건 조치를 촉발한 병원체,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을 앓고 있는 또 다른 직원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추가 정보를 러시아 측에 요청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테워드로스 총장은 "상충하는 보도를 명확히 하고 잠재적 공중보건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제때 온전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러시아 측의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이르쿠츠크 방역연구소의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 다리야 시필로바(28)가 살아 있는 병원체가 담긴 시험관을 깨뜨리는 사고가 지난 9월 25일 발생했다.
ADVERTISEMENT
시필로바는 이틀 뒤인 9월 27일부터 증상이 악화했고 9월 29일 병원에 입원했으나 10월 2일 셸레호프시(市)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러시아 당국은 시필로바의 사인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으로 발표했다. 검체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연구소 내 병원체 사고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 안팎에서는 시필로바가 페스트 병원체인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노출된 데 따른 폐페스트(pneumonic plague)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IHR에 따른 WHO의 확인 요청에 대해 러시아 보건 당국이 이르쿠츠크주(州)에서 최근 페스트 사례가 등록된 적이 없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예방·통제 조치를 이행했으며 확인된 접촉자를 의학적으로 관찰하고 검사했다", "접촉자들에게서 고위협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고, 확인된 모든 접촉자에 대한 의학적 관찰도 완료됐다"는 게 WHO가 전한 러시아 당국 보고 내용이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연구원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사람은 약 200명으로, 이들은 의학적 관찰과 검사를 받았다.
ADVERTISEMENT
이런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타블로이드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6일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또 다른 사망자가 나왔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현지 매체가 그런 보도를 했다는 것인지는 데일리메일 기사에 나와 있지 않다.
ADVERTISEMENT
또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르쿠츠크주(州) 바이칼스크시(市) 당국은 "셸레호프시에서 페스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비공식 정보가 있으니, 이번 위협과 관련된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셸레호프 및 인근 지역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텔레그램 글을 3일에 올렸다가 2시간 후에 삭제했다.
데일리메일은 아울러 "페스트를 보도한 러시아 기사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모스크바의 '채널 5'와 'REN TV', 전국 일간지 '코메르산트' 등에서 기사가 삭제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각종 소문과 추측 대신 공식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6일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진전되는 대로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위생 및 역학 상황은 안정적이며 접촉자에 대한 예방조치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