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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중국차 빗장 풀리는데…현대차는 왜 자율주행을 늦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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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중국차 빗장 풀리는데…현대차는 왜 자율주행을 늦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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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회사의 미국 공장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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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커넥티드카 규제'까지 풀리면 중국도 미국에서 데이터를 쌓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오히려 자율주행 양산을 늦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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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속내가 뭔지,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원래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양산은 언제로 계획돼 있던 겁니까?


    <기자>

    박민우 현대차그룹 첨단차량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지난 11일 자율주행 설명회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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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언론 무대에 선 적은 없었는데요. 그만큼 무게를 실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자리에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즉 '아트리아 AI'를 단 차량을 2029년 하반기에 내놓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초 목표가 2027년 말이었으니까 2년 가까이 미뤄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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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우 본부장은 '전략적 지연'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민우 /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아트리아 AI는 열심히 노력하면,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략적으로, 약간 늦추자고 말씀을 드렸어요. 저희가 정말 가야 될 건 'North Star'거든요. 지금 양산을 하게 된다면 어정쩡한 레벨 2++를 양산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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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rth Star, 북극성이라는 뜻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최종 목표'를 가리킬 때 자주 쓰는 말인데요.

    자율주행의 최종 목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수준입니다. 레벨 2++는 그 직전 단계고요.

    차가 도심 교차로까지 알아서 주행하지만, 운전자는 계속 앞을 봐야 합니다. 사고가 나면 책임도 운전자가 지고요.



    반면 완전자율주행은 책임이 회사로 넘어가는 단계라서 구조가 다릅니다.

    중간 단계에 힘을 다 쏟으면 정작 최종 목표가 멀어진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늦출 여유가 있는 상황입니까? 경쟁사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데요.

    <기자>

    테슬라는 2020년 10월에 이미 'FSD 베타'를 일부 고객에게 배포했습니다.

    일반 도로에서 교차로를 지나고 좌회전, 우회전까지 하는 기능이었고요. 2022년 11월부터 북미 고객 전체에게 열어줬습니다.

    중국 샤오펑도 2022년 9월 광저우에서 도심 자율주행 기능 '시티 NGP' 배포를 시작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도심 주행이 되는 레벨 2++ 자율주행차를 내놓는 시점은 2028년 하반기입니다.

    여기에 들어간 건 엔비디아 기술입니다. 테슬라가 처음 기능을 푼 때와 비교하면 8년, 샤오펑과 비교하면 6년 뒤인 겁니다.

    자체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차량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그보다 1년 뒤인 2029년에 나옵니다.

    엔비디아 기술로 시장에 먼저 나가고, 자체 기술은 그 뒤에 붙이는 계단식 전략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 격차를 현대차그룹은 어떻게 따라잡겠다는 겁니까?

    <기자>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지금 기술 수준이 생각보다 올라와 있다는 것, 그리고 데이터를 모을 판이 자기들에게 있다는 겁니다.

    이날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아이오닉 6 시험차가 서울 도심을 달리는 영상을 처음 공개했는데요. 영상 함께 보시죠.

    출근 시간대 강남 한복판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운전자는 손을 안 대는데 차가 스스로 차로를 바꾸죠.

    갓길에 걸쳐 세워둔 차가 앞을 막자, 옆 차로 상황을 살피고 비켜 갑니다.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도 알아서 하고요.

    눈에 띈 건 자율주행이 완전하지 않은 장면까지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박민우 /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완전 정지를 한 다음에 재출발을 해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긴 한데…) 어쨌든 데이터 플라이휠이 제대로 빨리 돌아가기 시작하면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 거 같은데, 빨리 차를 늘려야죠.]

    진짜 승부수는 데이터입니다.

    모은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키고, 개선된 AI를 무선 업데이트로 다시 차에 내려보내는 구조를 '데이터 플라이휠'이라고 하는데요.

    데이터 플라이휠이 돌기 시작하면 5년 안에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190여 개 나라에서 한 해 700만대 넘게 차량을 팝니다.

    2028년부터 센서를 통일해서 깔면, 파는 차량 자체가 데이터를 모으는 장비가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앵커>

    미국이 중국차를 허용하면, 현대차그룹이 말한 데이터 확보도 쉽지 않은 것 아닙니까.

    <기자>

    당장은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인을 고용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들어와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해도 괜찮다"고 언급했는데요.

    중국이나 러시아산 스마트카를 금지하는 '커넥티드카 규제'의 경우 상무부 행정 규정이라 법을 고치지 않고도 풀 수는 있습니다.

    다만 안보를 이유로 한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미국 의회는 중국 전기차를 아예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고요.

    이런 기조가 남아있는 한 미국 도로에서 데이터를 마음껏 쌓기는 어렵습니다.



    기술 쪽 카드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판단 근거를 언어로 설명하는 'VLA'라는 차세대 모델을 개발 중인데요.

    아직까지 현대차그룹도 'E2E' 방식을 씁니다. 카메라로 본 걸 AI가 곧바로 핸들과 브레이크 조작으로 연결하는 구조인데요.

    빠른 대신에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면 VLA는 판단 근거가 말로 남습니다. 어느 장면에서, 왜 잘못 판단했는지 바로 짚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틀린 지점만 골라서 고칠 수 있고요. 언어 모델이 미리 학습한 상식까지 끌어올 수 있는 만큼 후발 주자에게 유리합니다.

    특히 VLA는 로봇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율주행에서 검증한 기술을 로봇으로도 넘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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