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해 국내유가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으로 당장 국내 기름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원유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가격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7.92달러로 전장보다 0.95%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역시 전장 대비 1.69% 오른 배럴당 93.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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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이 집계한 9월 평균 가격도 브렌트유가 96.17달러, WTI가 91.41달러로, 올해 평균인 87.48달러, 82.52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과 미군의 이란 유조선 공격 재개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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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이 집계한 9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전주 대비 1.1원 내린 L당 1천860.2원으로, 16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오전도 1천858.9원으로 변동 폭은 미미했다.
업계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가 국제유가 상승 충격을 일정 부분 막아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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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에 집중됐던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한 것도 국내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가별 원유 도입량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전히 1위를 차지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5%로 지난해 상반기 33.1%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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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지난해 상반기 16.5%였던 미국산 원유 도입량이 올해는 20.5%로 높아지면서 처음으로 20%대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대륙별로도 중동산이 68.7%에서 62.3%로 낮아진 반면, 미주산 비중이 23.4%에서 26.5%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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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제유가 불안이 확실하게 해소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할 방침인 데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단기간에 국내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최근 후티 반군이 홍해를 위협하는 가운데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충돌까지 확산하면서 올해 초보다 오히려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80달러로 이전보다 5달러 올리는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중동 해상수송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내년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고유가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석유 최고가격제가 6개월간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예비비 4조2천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4분기까지 제도가 시행되는 상황을 가정해 내년 예산에도 1조5천497억원을 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석유 최고가격제가 10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에 따라 원유 도입가 부담이 다소 완화하면서 지난달 9차에 이어 최고가격이 다시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