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긴급진단으로 시작합니다. 증권부 김종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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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어제 우리 시장을 짓눌렀던 채권시장의 불안이 더 커졌습니다.
밤사이 ‘채권 대학살’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미국, 유럽 등 전세계적인 채권 투매로 번졌는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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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그렇지 않아도 거래량이 얇고 취약한 시장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를 넘기기엔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겁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정책 당국자들도 신경을 쓸만큼 취약해진 일본의 국채 시장이 하나의 도화선이 되어 전 세계 채권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의 장기 금리 상승은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닙니다만 시장이 이 정도로 신경을 쓴다는 건 그 속도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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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미 연준의장 케빈 워시가 시장을 자극하기 전인 지난달 말 이미 일본 10년물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평균 2.995%에 달했고, 어제는 장중 연 3%, 1996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를 허용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여파로 영국 30년 만기 금리 역시 1998년 이후 최고치, 독일 30년물은 2011년 이후 최고 금리를 기록했고, 전 세계 자산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금리도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4.8% 선까지 다시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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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건 그만큼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뜻인데,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 국채가격이 헐값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다보니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으로 국제 유가 상승의 타격을 고스란히 입고 있고, 오랫동안 묶어왔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진통이 이어지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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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더 짚어보죠. 일본 내부의 상황이 안정이 되어야 미국과 다른 나라 금리 시장도 진정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은 매우 강한 긴축이 필요할 것에 베팅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일본 상황을 다시 보면 올해 초만 해도 2% 안팎이던 일본 10년물 금리는 어제 3%의 벽을 뚫었고, 30년물은 4.19%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밀려 올라왔습니다.
다카이치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는 사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계속 늦어지면서, 엔화 가치는 내려가고 국채를 투매하는 악순환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미즈호 증권이 마침 8월말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조금 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즈호 노리아츠 탄지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상당히 형성되어 있다”면서 통화 정상화로 인한 가격은 채권시장이 대거 반영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일본은 현재 연간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는데, 말씀드린대로 높은 수입 에너지, 원자재로 인한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본은행이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금리를 올린다면 일본국채 금리도 자연스레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다카이치 정부의 의도와 달리 나중에 갚을 눈덩이 이자로 인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약점을 다시 노출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또 2027회계연도 기준으로 일본 정부가 최대 143조엔에 달하는 예산, 그러니까 당초 130조엔 수준이던 예산을 더 늘리려는 적극 재정에 나서면서 연 3%의 높은 이자까지 붙으니 장기금리까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일본은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소재 산업의 강한 성장과 별개로 내수 산업이 약해지고 있다보니까 나름의 보완책을 쓰려는 건데, 이러한 상태에서 장기금리를 눌러줄 수단이 사라지면서 각국의 채권 투자자들이 갖는 우려가 커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이 이를 그대로 두지 않는 모양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중순 이후 매우 공격적으로 시장에 개입을 하고 있죠.
어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거란 주장을 폈는데, 오늘은 금리가 더 내려간다는 발언까지 내놨죠?
<기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진행 중인 주요20개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분쟁이 마무리되면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재의 인공지능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궁극적으로 극도의 디플레이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상황만 좁혀보면 베선트 장관이 수를 읽혔다는 시각 속에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5.27%, 개입 이후 2주 만에 발표 직전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갔습니다.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올해만 8천억 달러, 채권 발행으로는 투자등급 발행량의 25%를 감당할 정도 시장 쏠림이 커지고 이로 인해 장기 금리가 오르는 부작용으로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월가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리 시장이 의미 있는 하락을 전혀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기는 하죠.
하지만 베선트 장관의 관점에서는 직접 영향을 줄 국채 바이백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연준과 재무부의 충돌 자체가 장기물의 프리미엄을 올리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본질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아니라 재무부가 장기 국채 공급을 얼마나 조절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채권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른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급격히 치솟기는 했지만, 최근 몇 주간의 움직임이 노이즈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요?
<기자>
막대한 채권 발행 가능성이 이미 여러차례 나왔고, 선택지가 좁아진 일본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지만 월가와 국내 증권가도 아직은 과도한 공포는 경계하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의 공포지수 격인 무브지수는 아직 5년 내 최저 수준이고,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25년 만의 최저 부근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금리 상승이 공황성 투매라기보다 견조한 성장을 반영한 질서 있는 재조정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고요.
소시에테제네랄은 이와 관련 미 증시가 금리 0.5에서 0.6%포인트 추가 상승까지는 견뎌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는 금요일 고용지표가 결국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전까지 위험자산 비중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변동성에 대비하며 시장의 체력을 점검하는 보수적 접근을 할 것을 JP모건, 시타델 등 주요 기관들이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