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기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투입한 금액은 벌써 13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실제 증시를 떠받치는 방어선이 되고 있는지, 또 남은 매입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될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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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고 기자, 먼저 지금까지 얼마나 사들인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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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두 회사가 사기로 한 자사주는 모두 55조원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이달 1일까지 13조5,000억원가량, 전체의 약 4분의 1을 집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주식보상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매입한 주식을 전량 소각할 예정입니다.
매입 속도도 예상보다 빠릅니다. 취득 기간에 균등하게 나누면 두 회사가 하루 9,000억원 정도를 사면 되는데, 최근 실제 집행액은 하루 1조6,000억원 안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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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속도가 이어지면 삼성전자는 약 20거래일, SK하이닉스는 약 28거래일 뒤 신고 물량을 모두 채울 수 있습니다. 당초 11월까지인 매입이 10월 중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코스피를 떠받치는 효과도 나타났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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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수급 방어 효과는 상당히 뚜렷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법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약 13조5,00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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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98.5%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됐습니다.
두 회사의 실제 자사주 매입량과 두 종목의 기타법인 순매수량도 99% 이상 일치합니다. 사실상 양사의 자사주 취득이 기타법인 수급 대부분을 만든 셈입니다.
이달 1일에도 외국인과 기관, 개인이 모두 팔면서 1조6,600억원가량 순매도했는데요. 기타법인이 비슷한 금액을 받아내면서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하락했다가 상승 전환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이를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일방향 매수 수요가 지수 하단을 지지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자사주가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증권도 주주환원은 주가 하방을 지지할 수 있지만 상승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자사주가 하루 1조원 넘게 들어왔는데도 코스피와 두 종목이 함께 하락한 날이 있었습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라기보다는 매도 충격을 받아내는 완충장치에 가깝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자사주 신탁이 아니라 직접 취득 방식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신탁 방식은 회사가 증권사에 돈을 맡기고 매입 시기와 규모를 운용하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직접 취득은 회사가 실제 매수 주체가 되고 증권사는 주문 창구 역할만 합니다.
매수 주체가 회사이기 때문에 투자자별 수급에서도 금융투자가 아니라 기타법인으로 잡히는 겁니다.
직접 취득은 신탁보다 계획 이행의 구속력도 강합니다. 회사가 신고한 수량을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고정 매수세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41조원이 더 남았습니다. 매입이 끝난 뒤 수급 공백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남은 금액만 보면 당분간 상당한 방어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근 두 회사가 하루 1조6,000억원 안팎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 하루 거래대금의 6%가 넘습니다.
다만 현재 속도대로면 10월 중 매입이 끝날 수 있기 때문에 당초 11월까지 예상됐던 고정 매수세가 일찍 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증권가는 이후 주가를 받칠 핵심은 결국 실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날 때 쯤 발표될 3분기 실적에 주목합니다.
삼성증권은 주주환원을 높은 이익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경영진의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실제 주가 경로는 메모리 판매량과 이익이 결정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추가 환원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추가 환원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의 40조원 매입이 기존 예상보다 큰 규모라며 추가 배당 등 후속 환원정책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번 40조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약 30조원 규모의 3분기 배당을 구체화하고, 나머지 환원 방식은 내년 1월 확정할 예정입니다. KB증권은 3분기 배당 이후에도 추가 환원 재원이 최대 80조원가량 남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결국 남은 41조원이 단기 하방을 받치는 동안 실적이 이를 이어받을 수 있는지, 또 매입 종료 전에 추가 환원책이 구체화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