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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37조 몸값 낮춘 쉬인…무신사 '10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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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37조 몸값 낮춘 쉬인…무신사 '10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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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내달 1일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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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40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쉬인이 4년 전보다 70% 이상 낮아진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무신사에는 쉬인의 상장 몸값이 글로벌 투자자들이 패션 플랫폼을 평가하는 새로운 비교 기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등 여성 패션 플랫폼에는 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한 쉬인의 국내시장 공세가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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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억→270억달러"…쉬인, 4년만에 몸값 70% 증발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증권거래소가 공개한 상장 공고를 인용해 쉬인이 9월1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쉬인은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했으나 중국 공급망을 둘러싼 논란과 미국 정치권 및 규제당국의 반발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이후 런던증시로 상장 지역을 변경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못하면서 홍콩으로 방향을 틀었다.

    쉬인은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주당 47.60~49.50홍콩달러에 총 2억8천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140억홍콩달러(약 2조4,600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기관투자가 대상 주문은 이미 공모 물량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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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후 쉬인의 예상 시가총액은 2,020억~2,100억홍콩달러로, 미 달러 기준 300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쉬인이 지난 2022년 비공개 자금조달 당시 인정받았던 약 1,000억달러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70%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실적이 무너진 것도 아니다. 쉬인의 매출은 지난 2023년 321억달러에서 2024년 388억달러, 지난해에는 419억달러까지 증가했다.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4.2%에 달한다. 다만 이익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해 순이익은 약 20억달러로 전년(34억달러)보다 약 41%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9,9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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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소액면세 제도(de minimis) 축소에 따른 비용 증가와 유럽·미국의 규제 강화 등이 쉬인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쉬인은 5달러짜리 원피스와 10달러 청바지로 상징되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성장했지만, 이 같은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했던 규제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매출 58조 쉬인이 37조…무신사 '10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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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인의 낮아진 몸값은 IPO를 준비하고 있는 무신사에도 의미가 작지 않다. 무신사는 현재 한국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로 10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무신사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쉬인과 숫자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는 데 있다. 지난해 무신사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4,679억원, 영업이익은 1,405억원이다. 거래액은 5조원 이상, 회원은 2,400만명 이상,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000만명 이상, 입점 파트너 브랜드는 2만개 이상이다.

    쉬인의 지난해 매출 419억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50조원을 훌쩍 넘는다. 매출 규모만 비교하면 쉬인이 무신사의 수십 배에 달하지만 IPO 기업가치는 27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쉬인의 IPO 가치가 글로벌 패션 플랫폼의 비교기업 멀티플로 활용될 경우 무신사가 10조원 안팎의 몸값을 인정받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일각에선 두 기업의 사업모델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쉬인이 중국의 초저가 공급망을 이용해 자체 상품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빠르게 공급하는 데 강점이 있는 데 반해, 무신사는 국내 2만개 이상의 패션 브랜드를 소비자와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쉬인의 기업가치 하락에도 미국과 유럽의 규제와 ESG 논란이라는 '쉬인만의 할인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무신사가 안정적인 영업이익과 K-패션의 해외 성장성을 증명한다면 글로벌 투자자에게 쉬인과 다른 평가를 받을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흐름만 보면 무신사는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6,705억원) 대비 22.5%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론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다만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11.2% 줄었다. 부자재·공임비 등 원가 상승에 따른 영향과 거래 규모 확대로 인한 운반비, 지급수수료 등의 판매관리비 증가에 기인한 데 따른 것이다.

    플랫폼의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단순한 거래액이나 이용자 수에서 '얼마나 돈을 버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무신사가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현재의 실적 증가세를 유지할 경우 IPO 과정에서 수익성을 밸류에이션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쉬인의 밸류에이션 하락은 성장 둔화뿐 아니라 미국·유럽의 관세·규제 부담 등 쉬인 고유의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무신사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패션 플랫폼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추는 계기는 될 수 있고, 이는 곧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쉬인 18억달러 장전…에이블리·지그재그엔 '위협'



    쉬인의 홍콩상장이 무신사에는 '몸값의 문제'라면 에이블리와 지그재그에는 '시장 경쟁의 문제'에 도달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특히 쉬인과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등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은 젊은 여성 소비자와 가격에 민감한 패션 수요를 놓고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전문몰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면 에이블리가 998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무신사 740만명, 지그재그 411만명에 이어 쉬인도 이미 219만명을 확보했다.

    쉬인의 국내 이용자 기반이 아직 국내 선두 플랫폼보다 작지만 초저가를 무기로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쉬인의 홍콩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의 행보가 국내 플랫폼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쉬인은 홍콩증시 상장으로 약 131억홍콩달러를 확보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40%를 기술 역량 강화, 또 다른 40%를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글로벌 사업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공모자금의 무려 80%가 기술과 글로벌 확장에 들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쉬인은 향후 성장 전략으로 자체 상품 판매뿐 아니라 제3자 판매자가 입점하는 마켓플레이스 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쉬인이 단순한 중국 초저가 의류 판매업체에서 여러 판매자와 브랜드가 입점하는 패션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게 되는 것으로,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와의 사업모델 간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격에 민감한 젊은 여성층을 핵심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가 쉬인의 초저가 전략과 상대적으로 더 직접적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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