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인기 성우들의 목소리를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무단 복제한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적인 대사를 합성하거나 사기·종교 권유 등에 악용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지만, 해외 플랫폼과 익명 게시자를 상대로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 역으로 유명한 성우 오가타 메구미는 약 2년 전 자신의 목소리가 생성형 AI를 통해 무단 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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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는 오가타가 실제로 말한 적 없는 성적인 대사를 읽도록 만든 음성이나 출연작 영상과 목소리를 임의로 변형한 동영상 등이 유통되고 있었다.
오가타는 마이니치신문에 "매우 불쾌하고 용서할 수 없다"며 "내가 맡은 캐릭터는 내 일부를 온전히 쏟아부어 만든 분신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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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목소리를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나 종교 권유 등에 활용한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단순한 팬 콘텐츠를 넘어 실제 범죄나 기만 행위에 성우의 목소리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피해를 막기도 쉽지 않다. 하루에도 100~200건의 새로운 합성 영상이 올라오는 데다 게시물마다 삭제를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URL을 확보하더라도 게시물이 곧 삭제되거나 해외 플랫폼과 익명 계정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게시자를 특정하는 것조차 어렵다.
목소리와 캐릭터에 대한 권리 관계가 복잡하다는 점도 대응을 어렵게 한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음성에는 성우 개인뿐 아니라 제작위원회와 원작자 등 여러 관계자의 권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오가타는 "한 건씩 관계자의 의사를 확인하다 보면 모든 사람의 일이 멈춰버린다"며 개인의 퍼블리시티권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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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성우 쓰다 겐지로는 지난해 자신의 목소리를 무단 사용한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하며 틱톡 운영사를 상대로 도쿄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일본 성우업계도 공동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배우연합은 지난해 11월 이토추상사와 손잡고 성우와 배우의 음성을 등록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자 워터마크와 성문 인증 기술을 활용해 정식 음성과 무단 합성음성을 구분하고 부정 이용 경로를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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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해외 플랫폼이나 익명 게시자를 상대로 게시물 삭제와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묻는 데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 가이낙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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