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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조 내다 판 외국인…"아직 한발 남았다"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외국인 최근 석달간 108조원 순매도 신흥국 액티브 펀드 반도체 비중 조절 대만·한국 팔고 일본·중국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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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조 내다 판 외국인…"아직 한발 남았다" [B급기자의 B급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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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GEMINI로 제작된 사진입니다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석달간 국내 증시에서 100조원이 넘게 팔아치웠는데요. 과연 거대한 매도 행렬은 언제쯤 멈출까요. 그 배경과 향후 시나리오를 풀어드립니다.

    ● 외국인은 왜 한국 주식을 팔았을까

    6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47조원에 달합니다. 대만 증시에서도 184억 달러(25조원)를 팔았습니다. 한달만에 두 나라에서만 70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죠. 이 같은 역대급 매도는 단순히 차익실현이나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때문만은 아닙니다.

    핵심은 MSCI 신흥국(EM) 지수 내에서 한국·대만의 비중이 과도하게 부풀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MSCI EM 지수에서 대만과 한국의 비중은 각각 20%, 12.2%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반도체주가 크게 오르며 6월 기준 대만의 비중은 26.4%, 한국은 23.1%까지 커졌습니다.


    반도체 편중이 심한 한국과 대만의 합산 비중이 50%에 육박하게 된거죠.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반도체 주식으로 채워야 하는 '반도체 펀드매니저'로 변신하게 됐습니다. 물론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매니저들은 지수대로 담으면 되니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독자적인 분석과 매매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입니다. 특정 국가·섹터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어서는 것은 액티브 펀드 매니저로서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만약 반도체 업황이 꺾여 주가가 급락하면 액티브 펀드 수익률이 충격을 받겠죠.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반도체주 비중을 줄이는 리밸런싱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거죠. 최근 외국인 매도 폭탄의 실체입니다.
    지난달 기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대만과 한국이 절반가까이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대만은 20%, 한국은 12.2% 수준에서 크게 부풀었습니다. 양국의 반도체주가 급등한 영향이죠.
    ● 펀드매니저 82% "반도체 과밀 트레이드"

    글로벌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감은 이미 극에 달해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전세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주식 시장에서 가장 붐비는 '과밀한 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물었죠.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글로벌 반도체'를 꼽았습니다. 미국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 응답률이 7%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입니다. 전세계 대부분의 펀드가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주식을 가득 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금을 더 투입해 반도체주를 사기보다 차익을 실현하며 덜어내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신흥국 액티브 펀드들은 대만 TSMC부터 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모건스탠리가 신흥국 액티브 펀드를 분석한 결과 EM 지수 내에서 TSMC의 비중은 14.5% 수준인데, 액티브 펀드는 TSMC를 13.9%만 담았습니다. 지수 대비 0.6%P를 덜 담는 '언더웨이트'로 전환한거죠. 글로벌 펀드들이 반도체 섹터 비중을 알음알음 줄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 TSMC 다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황은 어떨까요.


    지수보다 덜 담고 있는(언더웨이트) TSMC와 달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오버웨이트'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MSCI EM 지수 비중이 8.6%인데 액티브 펀드는 평균 9.0%를 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수 비중은 6.6%에 불과한데 실제 펀드는 8.0%나 담고 있죠.

    글로벌 신흥국 액티브 펀드의 운용자산은 약 1800조원 규모입니다. 포트폴리오 비중대로 계산해보면 전체 펀드 바구니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62조원, 144조원어치 담겨있는 셈입니다.


    TSMC는 이미 비중 축소로 돌아섰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비중 초과분도 덜어낼 여지가 있는 긴장된 구간인 셈입니다.
    지난달 기준 아시아 반도체주의 MSCI 신흥국 지수 내 비중과 실제 액티브 펀드가 담고있는 비중의 차이입니다. TSMC는 점차 덜어내기 시작헀고, 국내 반도체주도 넘친 물량을 덜어내는 과정입니다.
    ● 앞으로 얼마나 더 팔까

    핵심은 '앞으로 외국인 매물이 얼마나 더 나올까'겠죠. 3개월간 108조원이라는 매도 폭탄이 쏟아진 건 앞서 말한 초과 비중을 털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규모 매도를 통해 외국인의 반도체 과밀 포지션은 70~80%가 정리됐다"고 진단합니다.



    다만, 그동안 샀던 반도체주가 워낙 많았죠.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오버웨이트 상태라 향후 추가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급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시나리오로 갈릴 전망입니다.

    △첫번째 '박스권 시나리오'입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신흥국 액티브 펀드가 들고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과 비중 잔여분'을 중립 수준(지수 비중과 동일)까지 덜어내는 경우입니다. 약 10조원 내외의 기계적 매물이 더 출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정도 매도 규모는 기업 실적으로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당순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304%에 달할 만큼 실적은 탄탄합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하방이 지지되면서 주가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흐름입니다.

    △두번째는 추가 매도 폭탄이 터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입니다. TSMC처럼 글로벌 액티브 펀드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저 지수 대비 비중 축소(언더웨이트)로 선회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비중보다 2%P 이상 주식 비중을 낮추게 됩니다.

    이 경우 나올 매도 물량은 20조원 이상으로 지수에도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줄이겠다는 신호를 내비치거나, 중국의 추격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누리던 HBM 시장의 프리미엄이 깨질 때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수급이 순매수로 전환되는 '낙관적 시나리오'입니다.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100에 편입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액티브 펀드의 매도를 상쇄하고 '바이코리아'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려면 100위권 시가총액을 갖춰야 하고, 상장 후 6개월간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 편입 시기는 빨라야 내년 9월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 "아직 한발 남았다"…대만·한국 줄이고 일본·중국 확대

    국내 증시의 하방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펀드의 '아시아 머니무브' 현상입니다.

    △첫번째 자금 유입 후보 국가는 일본입니다. 일본은 긴 시간 경기침체를 겪으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전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장기 포트폴리오'에서 일본 주식 비중이 지난해 말 -0.17%P 언더웨이트에서 지난달 +0.05%P 오버웨이트로 역사적인 전환을 맞이했습니다. 일본의 GDP 성장,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 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구조적 재진입이 시작된 겁니다.

    △중국도 조용하지만 빠른 회복이 진행 중입니다. 그동안 중국 주식도 인기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말 EM 지수와 펀드 내 비중 차이는 -3.5%P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비중 차이가 -2.1%P로 140bp나 개선됐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거란 전망이 자금 유입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펀드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한쪽을 더 사려면 다른쪽을 내다 팔아야 하죠. 일본과 중국 비중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부풀어 있던 한국과 대만 주식을 내다파는 구조가 본격화되는 구간이 지금입니다.

    결국 외국인 매도세가 끝나고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려면 확인 과정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액티브 펀드 내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초과 비중이 중립 수준(0%P)으로 수렴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빅테크 기업들이 발표할 AI 설비투자 전망치가 견고하게 유지될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증명해 낼지 등이 향후 외국인 수급 회복을 결정지을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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