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올해 슈퍼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올해 발생한 슈퍼 엘니뇨가 전 세계 식량 공급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며 그 영향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전 세계 기상 패턴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을 유발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엘니뇨 현상이 이미 시작됐고,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한 가능성이 6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슈퍼 엘니뇨로 전 세계 식량 가격이 15.8%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작물마다 파종과 재배, 수확 시기가 달라 가격 상승 효과는 2028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인도는 이미 엘니뇨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는 몬순(우기) 시즌이 시작됐지만 일부 지역은 예년 강수량의 25%만 기록 중이고, 인도 중부의 일부 지역도 강수량이 예년의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쌀과 밀, 사탕수수 공급에 영향을 끼쳐 전 세계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슈퍼 엘니뇨로 전 세계 농업 생산이 14.3% 감소하고, 생산 손실 규모는 3천420억달러(약 5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핵심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10∼50% 상승할 수 있으며, 쌀과 팜유, 설탕, 커피는 최대 50%에서 100% 이상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농작물 생산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세계 각국의 생활물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디언은 과거에도 엘니뇨가 대규모 식량난을 초래한 사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1876∼1878년 인도를 비롯해 중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이집트 등에서는 엘니뇨로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으며, 당시 식민 통치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인도에서는 600여만명이 가뭄에 따른 기근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