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사실상 없애고 올해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6.51포인트(-0.97%) 내린 51,493.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1.22포인트(-1.21%) 내린 7,420.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54.69포인트(-1.34%) 내린 26,021.66에 각각 마감했다.
장 초반 강세였으나 연준이 통화 정책 결정회의에서 연내 최소 한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조정 분위기로 급변했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연내 한 차례(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뒤집은 것이며, 현재 기준금리 상단(3.75%)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 신호까지 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FOMC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7%포인트 오른 4.22%,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7%포인트 오른 4.49%에 거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FOMC 금리 결정 발표 직후 연준이 연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22%, 1회 이상 인상할 확률을 78%로 각각 반영해 금리 인상 확률을 하루 전 60%에서 상향 조정했다.
워시 의장은 통화 정책 행보에 대한 '선제적 안내'를 하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준의 성명서가 미사여구를 배제한 채 사실만 전하면서 짧고 단순해졌고 앞으로 경제 전망 요약을 담은 점도표 등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 FOMC가 '완화 편향' 문구를 삭제한 것은 통화 정책 행보에 대한 '선제적 안내'의 부작용을 비판해온 워시 의장의 신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자회견 내내 반복된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price stability)' 발언에 주목했다. 워시는 연준이 반드시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정책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해온 '완화 편향'을 삭제하고 물가 안정 의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매파적 기조를 분명히 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워시는 올해 초 시장이 기대했던 것처럼 쉬운 통화정책을 펼 인물처럼 들리지 않았다"며 "그는 분명히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점도표 변화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기존 인하 기대에서 인상 가능성 쪽으로 이동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한층 더 매파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확산됐다. 특히 위원 19명 중 절반 가까이가 연내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클라우디아 삼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현재 시장 반응은 대체로 훨씬 더 매파적으로 바뀐 점도표에 대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제임스 로젠블랫증권의 매니징디렉터도 로이터에 "이번 회의의 핵심은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강한 의지"라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알파벳,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상장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던 스페이스X는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장보다 4.94% 내린 191.82달러에 마쳤다.
반면 인텔과 마이크론 등 일부 반도체 종목은 상승하며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