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피알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 흐름에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글로벌 '큰손' 등 외국인은 개인의 물량을 대거 받아내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가운데 높은 성장세에 순환매 장세에서 두각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현재의 주가 부진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개인은 이탈…글로벌 큰손은 쓸어담았다
에이피알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5월1일부터 전일까지 에이피알을 64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손을 털고 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매수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에이피알을 931억원어치 사들이며 개인의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최근 에이피알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전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지난 5월부터 이달 9일까지 에이피알 주식 187만4,860주를 사들여 전체 발행주식의 5.01%를 확보했다. 창업자인 김병훈 대표 등 최대주주·특수관계인(34.8%), 국민연금공단(7.83%)에 이어 3번째 주주로 등극한 것이다. 주당 매입 단가는 39만~46만원대로, 총 투자 규모만 약 7,500억원에 달한다.
세계 3위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유명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를 운용한 곳으로 유명하다. 피델리티는 공시를 통해 이번 투자는 경영 참여 없는 순수 재무적 투자라고 밝혔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37%로 연초 27% 대비 빠르게 증가하며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장기 보유 성향으로 알려진 글로벌 톱티어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에서 5% 이상의 유의미한 지분 취득은 에이피알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도 함께 고려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분기도 성장세 확정…"올해 매출 상한 없다"
개인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에이피알을 바라보는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앞서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매출 5,934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시현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1,435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화장품 부문 매출이 지난해 대비 174% 증가한 4,526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4.8%포인트 증가한 25.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 모두 10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1분기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우선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월마트, 코스트코 입점을 확정하는 등 미국에서 메이저 리테일러 입점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 프라임데이가 6월로 앞당겨진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유럽 매출도 1분기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1분기는 영국만 두드러졌지만, 2분기에는 주요 국가 온라인 판매 세팅이 완료되면서 추가적인 매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프로모션이 없었던 4월에도 양호한 판매 흐름이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대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낮은 2분기에도 높아진 눈높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를 포함한 올해 전체적으로도 견조한 실적엔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위기다. 미국에서의 견조한 성장세에 유럽 진출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유럽의 경우 현재까지 입점한 오프라인 채널이 세포라가 유일한데, 각 국가별 대형 리테일러들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에서의 성장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여의도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에이피알의 올해 매출은 2조5천억원대, 영업이익은 6,300억원대다. 전년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수치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높은 제품 인지도와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 전략으로 올해도 성장 여력과 실적 가시성이 높다"며 "전방위적인 해외 진출 확대로,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중 매출의 경우 얼마까지 증가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주가 부진에도 목표가는 상향…"저가매수 기회로"
현재 증권사들은 앞다퉈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파격적인 수치를 제시한 곳은 DS투자증권으로,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무려 61만원으로 제시했다. 교보증권도 기존 47만원에서 55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NH투자증권(47만원→54만원), 현대차증권(45만원→52만원)도 새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러한 목표주가 줄상향의 배경엔 실적 폭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깔려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 세계 초과 수요 발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미국 오프라인 채널 추가 입점, 디바이스 신규 출시, 유럽 및 B2B 고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브랜드사 내 독보적인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의 실적 성장세에 이견이 없는 만큼, 최근의 주가 부진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화장품 섹터의 주가는 양호한 이익 증가가 고려되지 않은 채 밸류에이션까지도 과도하게 떨어진 상태"라며 "섹터의 주가 하락이 과도한 상황에서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에이피알에 대한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