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이 대규모 성과급을 주는 사업체가 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특정 업종의 고액 성과급이 다른 산업의 임금 인상 압력으로 번지면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17일 공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큰 금액의 특별급여(성과급)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돼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이 유의하게 커진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증가하면 소비자물가는 5개월 뒤 0.05%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40∼60% 수준의 평균적인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늘어날 경우에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전산업 특별급여가 똑같이 10% 상승하더라도 평균적인 수준에서 늘어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업종에 집중돼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명목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IT 부문 성과급이 기여한 비중은 1.3%포인트였다. 이는 지난 2012∼2025년의 임금분포 기준 97% 분위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내년 초 IT 상여금 기여도는 상위 1%를 상회하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이처럼 성과급 지급이 큰 폭 늘어날 경우 다른 산업에 임금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업종의 임금이 크게 오르면 근로자들이 이를 임금 협상의 기준으로 삼게 되고, 임금체계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가의 수요압력을 다시 키워 소비자물가를 높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일부 사업체에서 집중적으로 특별급여가 크게 늘어나면 물가 상방압력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최근 IT부문 성과급은 매우 이례적인 규모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 그 영향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IT부문의 특별급여 상승이 여타 부문으로 얼마나 전이되는지, 전반적인 정액급여 인상으로 이어지는지에 관해 산업별 임금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