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올해 들어서만 100조원 가까운 막대한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셀코리아'를 지속하고 있다. '7천피' 달성 직후인 이달 7일 이후 20일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44조4,257억원의 순매도 폭탄을 던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대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는 이를 과거 '셀코리아'와는 다른 국면으로 반도체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의 체력이 탄탄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20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51조원이 넘는다. 하루 평균 5조원 넘게 팔고 있는 셈이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스퀘어 등 반도체 관련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증권가는 이를 과거 '셀코리아'와는 다른 국면이라는 시각을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지분율은 39.43%로 사상 최고다. 막대한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는데도 지분율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막대한 순매도 폭탄에도 불구하고 시총 대비 외국인 지분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데에는 반도체 산업의 긍정적 전망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비주도주를 대거 처분하면서도 보유 비중이 높은 인공지능(AI) 및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주도주를 유지했고, 이들 종목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압도적으로 웃돌면서 나타난 포트폴리오의 극단적 압축에 따른 가치상승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은 올해 90조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사상최고 수준"이라며 "비중확대 의지가 없어서 연초 지분율 36%를 유지하려 했다면 올해 외국인은 230조원을 순매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차익 실현으로 코스피지수 변동성은 커졌다. 지난 15일 8000선을 터치한 코스피지수는 이날 7,208.95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서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917억원으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던 2023년 10월24일(5,487억원)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6~7월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6~7월 SK하이닉스가 미국 ADR 상장 시 한국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한국 본주까지 같이 오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MSCI 선진국 지수도 실제 편입까지는 멀겠지만 다음달 관찰대상국에 들어가면 선진국 대상 자금이 들어오면서 수급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