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기판 대장주인 삼성전기가 13일 사상 처음으로 주가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에 등극한 데 이어 20일 장중 급반등해 9%대 강세다. 1년 전 11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올랐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랠리의 병목이 메모리 반도체를 지나 기판주로 옮겨 붙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28분 현재 삼성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000원(9.22%) 오른 1,07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6%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오후장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기가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 금액은 지난해 매출액(11조3,145억원)의 13.8%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필요한 초소형 전자 부품으로 패키지 두께를 얇게 설계할 수 있고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의 안정적 전송에 유리하다. 특히 기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대비 저항이 100배 이상 낮아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대규모 계약을 기점으로 삼성전기는 AI 서버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모바일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MLCC 가격 인상 사이클 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삼성전기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가도 올라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5일 삼성전기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상향했다. SK증권(150만 원), KB증권(140만 원), 미래에셋증권(130만 원) 등 일제히 올라갔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향 고용량·저손실 MLCC 수요 확대 속에서 MLCC와 기판 사업을 모두 보유한 삼성전기의 차별적 경쟁력이 연간 실적 추정치 상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