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가 경쟁사 도미니언 에너지를 전격 인수하며 ‘슈퍼 유틸리티’가 탄생했다.
넥스트에라는 도미니언을 약 670억달러(약 101조원) 규모의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전력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합병 법인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규제 전력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발표 직후 도미니언 주가는 9.4% 급등한 반면 넥스트에라는 4.6%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합병은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미니언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넥스트에라 주식 0.8138주를 받게 되며, 거래 종결 시점에 총 3억6천만달러 상당의 일회성 현금도 추가로 수령한다. 합병 완료 후 지분 구조는 넥스트에라 기존 주주 74.5%, 도미니언 주주 25.5%로 나뉜다.
합병 법인은 플로리다·버지니아·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4개 주에서 약 1천만 명을 대상으로 전력을 공급하며, 총 110기가와트(GW)의 발전 용량을 갖추게 된다. 1GW는 원자력발전소 한 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초대형 발전·송배전 사업자가 탄생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적 투자로 본다. 장호 iM증권 연구원은 "버지니아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이 가장 집중된 지역 중 하나"라며 "넥스트에라는 이번 인수로 플로리다에 집중됐던 지역 포트폴리오를 미국 동부 핵심 전력 허브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미니언은 올해 3월 말 기준 5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계약을 확보하고 있는데, 현재 피크 부하(약 25GW)의 두 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발전원 다변화도 핵심 포인트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57%인 넥스트에라와 달리 도미니언은 가스 44%, 원전 41%로 구성돼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른 전력 부하 급증과 변동성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안정적 백업 전원이 필수다. 장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만으론 AIDC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도미니언 인수는 넥스트에라가 가스·원전을 더한 복합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송배전망 확보 역시 부각된다. 버지니아에서는 신규 계통 연결에 최대 7년이 소요돼 기존 인프라 보유 사업자의 경쟁 우위가 절대적이다. 도미니언이 버지니아 지역에서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만큼, 넥스트에라는 인수 한 번으로 핵심 지역 전력 인프라를 통째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발전원 믹스 조정과 송배전망 확충이 동시에 요구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