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가운데, 장중 미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19%까지 치솟으며 매수세를 억눌렀습니다. 오늘 2년물 국채 금리는 4.12% 10년물 국채 금리는 4.66% 그리고 30년물 국채 금리는 5.18%에 마감했습니다. 이와 함께 달러 인덱스도 99선 중반까지 상방 압력을 받았고 원달러환율은 역외 환율에서 1,507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오늘 유가가 숨을 고른 점은 다행이었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주에 이란을 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는 등 외교적 돌파구가 막힌 상황이어서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와 금리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뱅크오브아메키라의 펀드 매니저 설문 조사 결과, 10명 6명이 30년물 국채 금리의 6% 도달을 예상했습니다. 이러한 금리 급등은 소비 위축과 기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중동산 원유 수입국들이 미 국채 투매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의 금리 동반 급등으로 글로벌 자금 이탈 우려가 확산됐고, 시타델과 골드만삭스 등은 증시가 작은 충격에도 깨지기 쉬운 취약한 상태라고 평가하며 단기 조정에 대비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랠리를 지탱해 주던 거시경제적 기반이 흔들리자 자산 배분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채권 투자를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라는 월가의 조언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고금리 환경은 대형 기술주들에게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한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AI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오늘 빅테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인텔 등이 어제의 하락을 딛고 반등했고 약세장 속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강보합에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투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어제 씨게이트 CEO의 발언은 기술력에 투자해 내실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이야기였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로 왜곡된 점이 그 방증이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최근 반도체에 2배, 3배씩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에 몰렸던 뭉칫돈이 하락장에서 기계적인 대량 매도를 유발하며 도미노 급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을 보였습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지난 가을 이후 가장 가파른 이틀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입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번에도 호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이제 이번 랠리의 사활을 쥔 엔비디아의 실적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고 인플레이션 충격을 방어해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