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금' 비트코인의 위상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개당 7만 달러 지지선이 깨지면서다.
6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국내 시장에서는 1억원 선이 무너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24시간 전 대비 13.9% 폭락한 9,292만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8899만9000원까지 밀리며 9000만원선이 무너졌다. 비트코인이 1억원을 밑돈 것은 2024년 11월6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한때 6만74달러까지 내려가며 6만달러 선을 위협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한때 99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변동성은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는 6월 만기 계약 거래량이 주로 6만달러와 2만달러 선에 집중돼 있어, 일부 투자자들이 최악의 경우 2만 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유독 주저앉은 것은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불리는 케빈 워시가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에 지명된 영향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돈줄까지 마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은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 비트코인 폭락세는 시장 내부의 문제와 부실이 한꺼번에 터진 과거 폭락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이른바 '박상기의 난'으로 규제 공포가 확산한 2018년에는 정부 차원의 거래소 폐쇄 위협 등이 존재할 정도로 각국의 강력한 규제 공포가 시장을 짓눌렀다. 2022년에는 당시 글로벌 3대 가상자산거래소인 FTX 파산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반면 이번 하락은 경기와 금리 같은 거시경제 변수 변화에 따라 나타난 일종의 자동 조정에 가깝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비트코인이 다시 한번 산으로서 가치를 증명하는 변곡점에 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 달러 스테이블코인 1위 발행사인 테더리미티드가 최근 실물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다. 테더는 지난해 4분기에만 27t의 금을 사들였는데 현재 총보유량은 140t이다. 테더가 보유한 금의 평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이 '대마불사'의 영역에 진입해 시장 붕괴는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폭락장과의 결정적 차이는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점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정식 금융 상품으로 안착하면서 운용사에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가져다주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월가가 구축해 놓은 금융 인프라와 그에 따른 매몰비용을 고려할 때 시스템 전체가 비트코인의 생존과 결합해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전망 역시 의견이 엇갈린다. 홍콩 시그널플러스의 오거스틴 팬 파트너는 "전통 금융과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 가상자산 본연의 생태계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라이언 래스머슨 이사는 "지금은 (하락) 모멘텀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약세장은 '절망'보다는 '무관심' 속에서 끝나는데, 우리는 현재 '절망'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하락은 장기 투자자에게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영국계 금융서비스 업체 마렉스의 일런 솔롯 세계시장 분석가는 "여전히 전망은 약세지만, 최악은 지났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