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부터 코스피가 쉼 없이 오른 가운데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하락 베팅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1월6일∼12일)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상위권에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 대거 오른 것으로 1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나타났다.
인버스 ETF는 코스피 등 기초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난다. 곱버스는 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로 추종한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을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매수액만 1천417억8천400만원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이 상품의 최근 일주일간 수익률은 -7.3%였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간의 상승률이 11.35%에 달한다. 연일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날엔 4,700선 문턱(4,692.64 마감)에서 장을 마치기도 했다.
새해 들어 '불장'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숨 고르기 차원의 단기적인 조정장이나 횡보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인버스 상품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커버드콜 ETF도 인기 상품으로 각광 받는다. 상승세가 한풀 꺾여도 안정적인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을 1천400억4천900만원(3위) 규모로 순매수했다.
증시가 이미 꽤 올라 향후 강세 모멘텀이 꺾이거나 박스권에 진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대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피가 많이 오른 시점에 급격한 상승보다 완만한 상승 또는 횡보장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니즈(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개인들이 국내 증시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971억9천600만원어치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이어 KODEX 레버리지(439억1천800만원), KODEX 코스닥150(368억8천200만원) 등도 각각 순매도 명단 2, 3위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44억1천700만원), TIGER 200선물레버리지(94억1천900만원) 상품을 각각 세 번째, 네 번째로 많이 샀다.
시장에선 코스피 하락장은 시기상조라는 전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열풍을 놓고 "지난해 코스피가 75% 올랐고 올해도 꽤 시세가 높다 보니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오른 거 아닌가 하는 심리, 그리고 지수를 이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여분이 상당하다 보니 반도체 쏠림에 의한 상승이라는 점에서 (주가 상승이) 좀 주춤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베네수엘라 사태와 이란 압박, 그린란드 편입 야욕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포지션 조정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초과 수요 국면이라 "반도체 가격이 오른 것만큼 실적의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없다"며 "인공지능(AI) 버블론이나 대세 하락을 논하기 전까지 상승 모멘텀은 살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상승은 주가수익비율(PER) 확장보다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뚜렷한 상향 조정이 주도한 흐름으로, 이익개선이 지수 레벨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1배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과거 대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상향 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코스피는 EPS 개선에 연동된 점진적인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국면"으로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