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향후 수년간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낮추겠다는 구상을 참모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PDVSA가 생산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미국이 확보해 직접 판매·유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자국 생산량에 베네수엘라 물량을 더해 서반구 석유 매장량 대부분을 쥐게 되며, 베네수엘라 내 중국·러시아 영향력을 밀어내고 미국 소비자를 위한 에너지 가격 인하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무기한 판매할 것"이라며 "판매 수익금은 당분간 미국이 통제하는 은행 계좌로 입금된 뒤 추후 베네수엘라 과도 당국에 배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인하를 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물가 안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미국의 급습을 "양국 관계의 오점"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문호를 열어뒀다.
PDVSA도 미국과의 원유 판매 협상이 진행 중임을 공식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셰브런, 엑손모빌 등 주요 석유 기업 CEO들을 백악관에 불러 실행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며, 백악관은 조만간 베네수엘라 제재를 선별적으로 풀어 해당 원유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 셰,일오일 업계는 난색을 보인다. 현재 미국 기준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중반대인데 이 가격 이하에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증산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장기 저유가가 셰일 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게다가 베네수엘라의 낙후된 석유 인프라는 큰 걸림돌이다. 생산량 확대를 위해 수백억 달러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저유가 환경에서 셰브런을 제외한 다른 미국 기업들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