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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쇼크가 바꾼 초콜릿 시장-[원자재 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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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쇼크가 바꾼 초콜릿 시장-[원자재 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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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초콜릿 시장을 강타했던 ‘두바이 초콜릿’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킬로그램당 9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기도 했죠. 그런데 ‘두바이 초콜릿’ 뿐 아니라 ‘순수 초콜릿 바’가 더 이상 가볍게 사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아닌, 사치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포에버랜드’의 CEO는 “요즘 초콜릿 시장은, 쿠키나 초콜릿 맛 시리얼, 코팅 스낵처럼 코코아가 주인공이 아닌 제품들도 많다”고 말하는데요. “점점 이런 대체 초콜릿이 대형 시장을 차지하게 되고, 순수한 초콜릿 바는 사치품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의 말처럼 실제로 일부 초콜릿 제조사들이 원료 구성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영국의 사례인데요. 맥비티스의 ‘펭귄’과 ‘클럽 바’를 더 이상 ‘초콜릿’으로 부를 수 없게 됐습니다. 코코아 가격 급등으로 인해 원료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모회사 ‘플라디스’가 초콜릿의 핵심 원료인 코코아를 더 저렴한 대체 원료로 바꾸면서 코코아 함량이 줄었고, 그래서 이 제품들은 이제 ‘초콜릿 맛’으로 표기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코코아 가격, 얼마나 비싸졌길래 이렇게 대체 원료까지 써 가는 걸까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최근 몇년간 농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었는데요. 이로 인해 코코아 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톤당 1만 2천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작황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연초 대비 50% 이상 급락한 상태인데요. 이렇게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졌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소비자 제품 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초콜릿 가격은 10월까지 1년 사이 30%나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 소비자단체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초콜릿은 지난해 식료품 가운데 연간 평균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으로, 그 상승률이 11%에 달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허쉬의 ‘키세스’ 같은 인기 제품 가격은 전년비 12%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에는 코코아 가격이 다소 내려왔지만, 그 효과가 당분간 초콜릿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JP모간은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2024년 4분기,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의 높은 원가 부담을 아직도 감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선물은 미리 정한 가격과 날짜에 상품을 사기로 약속하는 거라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작년 말 치솟았던 가격이 업계 전반에 시간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결국 기업들의 높아진 비용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시장에는 공급 부족이 존재하고, 코코아 원두와 관련 제품의 가용성도 크게 준 상태에서, 안타깝지만 높은 가격이 더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최근 뉴욕시장에선, 톤당 5천달러까지 떨어졌던 선물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대규모 공급 과잉에 대한 기대가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아프리카 지역의 공급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비료나 병해에 강한 묘목, 또,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농기구 등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이죠.


    실제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상황도 일치합니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인 ‘배리 칼보’는 지난달 어닝콜에서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요. “서아프리카 코코아 농업에는 만성적인 투자 공백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초콜릿이 너무 오랫동안 지나치게 저렴했다”고 이야기 했고요. 밀카와 토블론의 제조사 ‘몬델리즈’에선, 3분기 실적발표 때 코코아 가격 변동성과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을 효과적으로 헤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코코아를 대체하려는 움직임 어느 정도인 걸까요?
    해바라기씨를 원료로 한 초콜릿 대체품을 만드는 독일 ‘플래닛A 푸즈’에서도, 앞으로 코코아 대체재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는데요.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코코아 공급망 문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포에버랜드’에서는 호박씨와 병아리콩 등을 활용해 초콜릿과 유사한 원료를 만들고 있고, 이를 제과제빵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하고요.
    소비재 도매업체 ‘아틀란테’의 CEO는 “초콜릿 대체재가 앞으로 ‘특정 틈새 시장과 하이브리드 제품’에서 더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이미 많은 제조사들이 코코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속이 채워진’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밀카 초콜릿을 보면, 요거트 크림이나 라이스 크리스피로 속을 채운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코코아 함량은 낮추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유지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통적인 코코아에 다양한 필링을 더해 원가와 공급 리스크를 관리하는 제품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초콜릿 하나에도 다양한 원자재 이슈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우리가 마트 진열대에서 만나는 초콜릿이 ‘진짜 초콜릿’일지, 아니면 ‘초콜릿 맛’일지 궁금해 지는 대목입니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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