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서 2억1천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공룡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발자국 화석이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스텔비오 국립공원의 고산 지역에서 발견된 발자국은 최소 2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며, 5㎞ 구간에 걸쳐 넓게 퍼져 있다.
화석으로 남은 발자국은 대체로 길쭉한 형태이며, 일부는 지름이 40㎝에 이를 만큼 크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표본에서는 발톱 자국까지 뚜렷하게 관찰된다.
현장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은 이 발자국이 목이 길고 머리가 작은 이족 보행 초식 공룡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공룡들은 성체 기준 몸길이 약 10m, 체중 최대 4톤(t)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자국의 형태와 배열은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프로사우로포드류 공룡의 특징과 유사하다. 프로사우로포드는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플라테오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의 조상 격이다.
이번 화석에서는 공룡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한 흔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이어진 발자국은 집단 이동을 시사하며, 일부 원형에 가깝게 모인 자국들은 외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행동의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발견은 야생동물 사진작가 엘리오 델라 페라라가 올해 9월 사슴과 독수리를 촬영하던 중 우연히 이뤄졌다. 그는 해발 2천400∼2천800m 높이에 위치한, 거의 수직에 가까운 북사면 암벽에서 기묘한 무늬를 포착한 후 암벽을 직접 기어올라 발자국을 확인했다.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과거 테티스해를 둘러싼 넓은 갯벌 지역이었다.
물기가 많은 석회질 진흙 위를 공룡들이 걸으며 발자국을 남겼고, 이후 퇴적물로 덮여 보존되다가 알프스산맥의 융기와 침식으로 다시 지표에 드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룡 유적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최지 근처로,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릴 산악도시 보르미오에서 불과 2㎞ 떨어져 있다.
롬바르디아주는 이번 발견을 "동계올림픽을 위한 선물"로 평가하면서도, 겨울철 접근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일반 공개 여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