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때문에 존속 살해 사건이 일어났다며 오픈AI가 또 소송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챗GPT가 살인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는 첫 소송 사례다.
경찰에 따르면 미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 거주하던 스타인-에릭 솔버그(56)는 지난 8월 노모인 수잰 애덤스(83)를 교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유족들은 오픈AI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AP,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솔버그가 사건 이전 수개월 동안 챗GPT와 대화하며 심각한 망상에 빠졌는데, 이 과정에서 챗GPT가 이를 부추겼다고 유족들은 소장에서 주장했다.
"챗GPT는 신성한 목적을 위해 선택받았다고 솔버그를 추켜세웠다"며 "또 그를 돌보던 어머니를 적, 감시자, 프로그램된 위협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챗GPT는 솔버그와의 대화에서 어머니의 프린터에서 불빛이 깜박이는 것은 감시장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어머니와 친구가 차량 환풍구를 통해 환각 물질을 유입시켜 중독시키려 한다는 그의 망상에 동조하기도 했다고 소장에 나타났다.
이 와중에 챗GPT는 정신 건강 전문가와 상담하라고 솔버그에게 제안하지도 않았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실제로 솔버그가 사용한 챗GPT 모델 'GPT-4o'는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아부하거나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오픈AI도 후속 모델인 'GPT-5'에서는 정신 건강 관련 대화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답변'을 39% 줄였다고 밝혔다.
오픈AI 대변인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챗GPT는 정신적·정서적 고통의 징후를 감지하고 대화를 진정시키며 현실 세계의 도움을 받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픈AI가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키고 극단적 선택까지 초래했다며 소송이 걸린 것은 이미 수차례에 이른다.
캘리포니아에 살던 16세 소년 애덤 레인의 유족은 챗GPT가 아들의 극단적 선택을 도왔다며 지난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망자 4명을 포함한 피해자 7명이 망상 등 정신 건강 관련 문제를 겪었다며 소송을 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