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작전
<앵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을 다시 산정하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조4천여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해야 했던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당장 경영권 리스크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깬 이유는 뭡니까?
<기자>
대법원이 이번 사건을 파기환송한 이유의 핵심은 '재산분할의 법리 판단이 불충분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고 전체 재산을 4조원으로 산정했는데요.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전체의 35%인 1조3,808억원을 재산분할금으로, 별도로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자금 자체를 '불법'이라고 봤고, 때문에 비자금 유입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불법자금이 재산 형성에 기여했더라도 재산 분할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결론적으로 특유재산과 공동재산의 구분 기준과 기여도 산정의 법리 적용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에 대한 상고는 기각으로,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앵커>
최 회장 입장에선 경영 리스크 부담을 덜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이번 판결로 금액 자체가 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1조원대의 천문학적 재산분할이 그대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최 회장의 재무적, 경영권 부담이 확실히 완화됐다는 평가입니다.
당초 2심이 확정됐을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17.9%, 시가로 약 2조8천억원 규모입니다.
사실상 SK 주식 상당 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그룹 전체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재산 기여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한 데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 증여한 재산도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거든요.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다뤄질 재산분할 산정과정에서 일부 주식들이 '특유재산'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이고, 사실상 감액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급 금액이 수천억원 단위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에 따라 오너 리스크가 상당 부분은 완화됐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개인사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앞으로 최 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재산분할액을 정하기 위한 법적 공방이 남아있는 만큼 개인사 문제가 아직 완전하게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은 피한 만큼 최 회장의 대내외 경영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조금 전 미국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해 최 회장을 비롯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초청한 데 따른겁니다.
최 회장은 미국에서 손정의 회장과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주말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골프 회동을 하며 관세 측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출장 이후에는 당장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등 국내 현안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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