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이 70조원 규모, 시가총액의 약 8배에 달하는 초대형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놨습니다.
20조원이 넘는 돈을 차입금으로 쓰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가 재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성 기자, 대한항공이 70조를 들여서 뭘 하겠단 겁니까?
<앵커>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103대의 항공기를 주문할 예정입니다.
GE에어로스페이스라는 기업과는 예비 엔진 19대 구매 및 정비 서비스 계약을 맺었고요.
각각 50조, 20조원에 달해 한국 항공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게 얼마나 큰 수치인지 단순 계산으로 따져보면요,
여객기(138대)와 화물기(23대)를 합쳐 현재 대한항공의 기단은 161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같이 통합항공사를 꾸리게 될 아시아나는 여객기 70대, 화물기 2대 등 72대를 운용하고 있고요.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다 합하면 290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기단의 30%에 달하는 항공기를 오는 2030년대 말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예상 기한까지 15년 정도 남았단 점을 감안해볼 때, 대한항공은 매년 7대의 신규 기재를 도입해야 합니다.
참고로 최근 3개년 기준, 신규 도입 대수에서 퇴역 대수를 뺀 대한한공의 항공기 증가 대수는 연 평균 3대입니다.
<앵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대한항공의 전략은 뭡니까?
<기자>
항공기 도입은 항공사의 성장 및 수익 창출에 필수적 요소입니다.
기존 기재들이 차례로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적기에 새 항공기를 선점하지 못하면 향후 사업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죠.
특히 팬데믹 이후 항공기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은 기재 주문 시점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내후년 통합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단 재편 작업도 진행 중인데요.
기존에 갖고 있는 기종을 폐기하거나 반납하는 등의 정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감안해 2030년대 후반까지의 항공기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액션'을 원하는데다가, 우리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가장 핵심은 '현실성'일 겁니다. 어떤 분석이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부채율 상승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말 총 차입금은 20조179억원인데요,
총 차입금이 20조를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최초입니다.
6조818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단 점을 고려해도 순차입금이 14조원에 달합니다.
단순하게 숫자만 비교했을 때는 무리한 투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우선, '일시불' 지급이 아닌 도입 완료까지 15년이라는 기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항공사도 전액 현금이 아닌 금융리스, 운용리스 등 다양한 전략을 취하는 만큼 재원 부담도 완화할 수 있고요.
또 통상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게 되면 단가를 최대 60%까지 낮춰서 책정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항공사가 출범하면 몸집이 더 커지고, 수입도 더 늘어나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부연했습니다.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원 수준인데, 아시아나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더해 기단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까지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도입 시작 후 연간 2조원 중반대의 설비투자 비용(CAPEX) 증가를 예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글로벌 항공사들의 기재 도입 지연 등을 감안하면 당장 현금흐름에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최연경, CG 김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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