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잇따라 회사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내부 위기의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
애플의 핵심 멀티모달 AI 연구원인 보웬 장이 곧 회사를 떠나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 연구원은 애플 AI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을 구축한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 소속이었다.
애플 AI 연구원이 메타로 옮기는 것은 최근 한 달간만 해도 이번이 4번째다.
애플에서 AI 모델 개발을 총괄하던 뤄밍 팡은 2억 달러 이상의 보상 패키지를 받고 메타로 옮겼다. 같은 조직의 마크 리와 톰 건터 연구원도 메타로 이직했다.
일부 연구원들도 다른 기업으로도 옮기거나 이직을 고려 중이다.
또 다른 팀원인 플로리스 위어스는 최근 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고, 다른 연구원들도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AFM의 연구는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의 기반이 된다. 이 조직은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와 뉴욕에 걸쳐 수십 명의 엔지니어와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인력이 계속 빠져나가자 AFM 조직은 혼란에 휩싸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팡이 조직의 로드맵과 연구 방향 결정에 중심 역할을 해왔는데 그가 이탈하자 다른 연구원도 잇따라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조직에 남은 사람들도 팀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애플은 AI 조직 직원들의 연봉을 소폭 인상했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애플이 최근 보여온 AI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AFM 조직은 애플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애플은 제3자 모델을 더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서다.
애플의 일부 경영진이 자체 개발 AI 모델로는 경쟁사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 자체 AI 정책도 문제다.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원칙이 확고해 이용자가 통제 못 하는 곳에서는 데이터가 처리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AI 작업을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은 데이터센터보다 휴대전화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AI 역량이 제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