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대해 "우리가 1조5,0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하는 방위비 100억 달러(13조7,000억원)와 현재의 방위비를 비교하며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위 실장은 취재진을 만나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은)사실관계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이어 "직간접적으로 내는 방위지원금은 많이 있고, 저희가 그것 또한 국제 흐름에 따라 늘려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 실장은 미국 실무진과의 만남에서 방위비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방위비 얘기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며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부터 한국이 연간 100억달러(13조7,000억원)의 분담금을 낼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방위비 인상이 미국과 사전 협의된 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9일 입장문을 내고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하고 한·미 연합 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유효하게 타결되고 발효된 제12차 SMA를 준수하며 이행을 다 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 실장은 지난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한미 사이의 통상·안보 현안 및 정상회담 일정 등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