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이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비올을 인수하면서입니다.
잘 나가는 업체가 왜 상장폐지를 결정했는지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K뷰티 열풍이 부는 상황에서 비올은 왜 상장폐지를 하는 겁니까?
<기자>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비올 최대 주주 지분 34.76%를 인수하기로 했고요.
잔여 주식도 모두 공개매수해 비올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선택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상법 개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공시 의무나 회계 투명성, 주주 관리 등에 있어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죠.
비상장사는 주주 환원에서 자유롭습니다. 또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당국 눈치를 덜 봐도 됩니다.

게다가 비올을 인수한 VIG파트너스는 사모펀드입니다.
본질적으로 기업 가치를 키워서 일정 시점에 되파는 게 목표입니다.
비상장사로 놔두는 게 이른바 '엑시트(자금회수)'에 더 낫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재상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매각만 놓고 보면요. 상장사와 다르게 비상장사는 일대일로 빠르게 거래가 가능합니다.
또 소액 주주가 정리되면 지분 구조도 단순해지죠. 인수하는 쪽에서도 이런 상황을 선호합니다.
기존 비올의 최대 주주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DMS인데요.
DMS가 현재 상장페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어서입니다.
관계 회사가 비올 주가를 떨어뜨리는 디스카운트가 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DMS가 가장 고가에 현금화할 수 있는 대상 역시 비올입니다. 따라서 비올을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비올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청약이 진행 중이죠?
<기자>
비올의 공개매수는 다음주 월요일인 7일 오후 3시 30분에 청약을 종료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투자자는 NH투자증권 계좌에 주식을 입고해야 합니다.
다만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는 경우 주식의 소유권이 매수한 즉시 취득되지 않습니다.
체결일로부터 두 번째 영업일에 확정되는데요.
공개매수로 수익을 내려는 단기 투자자는 오늘이죠. 3일까지 비올 주식을 사야합니다.
공개매수가는 1만2,500원입니다. 시작일이 지난달 18일고요. 공시 전날 종가가 1만1,200원이었는데요.
이 가격보다 11.6% 높은 수준입니다. 또 2019년 12월 3일 상장 이후 최고가이기도 하죠.
다만 현재 비올 주가가 1만2,400원 대에 형성돼 있는 상황입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무난한 엑시트 기회지만, 지금 진입하는 것은 차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3월 현재 비올은 최대 주주인 DMS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36.60%입니다.
나머지 기타 주주, 특히 소액 주주 비율은 58.45%에 달합니다.
<앵커>
소액 주주는 공개매수 가격에 반발하고 있다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최근 비올 소액 주주가 VIG파트너스 측에 주주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공개매수 가격을 1만2,5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올려달라는 건데요.
"비올은 단순한 고성장 기업이 아닌, 독보적인 수익성과 기술력을 보유한 초우량 기업"이라는 주장입니다.
비올은 고주파(RF)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비올을 두고 "실적에 '비올' 날은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올해 1분기 매출 167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올렸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48%, 59%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비올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마이크로니들 RF 원천 기술을 공식 인정 받기도 했는데요.
비올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건이거요. 국내는 물론 북미 큐테라, 사이노슈어 같은 굵직한 기업이 대상입니다.
앞으로 미국, 중국, 브라질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합니다.
결론적으로 비올은 기술력이나, 시장 확대라는 명확한 성장 모멘텀이 있는 상황이죠.

겉으로 봤을 때 비올의 공개매수가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성장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인데요. 동종 업계의 유사한 사례를 봐도 그렇습니다.
공시 전날 종가와 비교해 비올 공개매수가에 11.6% 프리미엄이 붙었죠.
오스템임플란트, 루트로닉 등은 각각 16.9%, 15.4%가 제시됐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올 공개매수가가 낮은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상장폐지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상장폐지를 신청하려면 자사주를 제외하고 발행 주식의 95% 이상을 취득해야 합니다.
공개매수 참여율이 낮아서 지분 확보에 실패하면 상장폐지를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됐을 때 또 다른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VIG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겁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투자자 보호'를 했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보거든요.
따라서 소액 주주 반발이 강할 경우에 상장폐지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간의 사례를 봐도요. 성공한 경우는 대부분 합리적인 프리미엄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텔코웨어, 한솔PNS, 신성통상 등 실패한 경우는 공개매수가가 낮은 게 걸림돌이 됐죠.

최근 VIG파트너스 측은 비올 공개매수가 순항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공시 이후 3거래일 동안 공개매수 대상 주식수 대비 73.4%인 2,747만주의 대규모 거래가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비올 공개매수 성공, 실패 여부는 청약 마감일인 7일 다음날 바로 공시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