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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찍은 '혈액 진단'…바이오텍 3사 도전장 [바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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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찍은 '혈액 진단'…바이오텍 3사 도전장 [바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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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삼성이 미국의 혈액 진단 기업에 1천만달러를 투자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성이 높아 국내 바이오텍들도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산업부 김수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혈액 진단이라고 하니 '실리콘벨리 최대 사기극'을 벌인 미국의 테라노스 사태가 떠오르는데, 최근의 혈액 진단 기술은 믿을 만 한가요?

    <기자>

    테라노스가 '혈액 한 방울로 모든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며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아냈던 사건이 있었죠.

    관련 기술 연구자들 말에 따르면, 그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불가능하거나 사기라는 의견이 팽배했다고 합니다.

    혈액 진단 기술은 우리 몸속에 돌아다니는 특정 '바이오마커'를 찾는 작업입니다.

    암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정상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암세포에서는 특정한 단백질 조각들이 나올 수 있는데요.

    혈액에서 이런 조각들이 나오면 특정 암을 의심할 수 있겠죠.

    그런데 혈액 한 방울에 이런 바이오마커가 많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60kg의 성인 남성이라고 가정하면 몸 속 혈액이 약 4,800mL가 있는데, 한 방울은 0.1mL도 안 됩니다.

    현재 개발 중이거나, 상용화 된 혈액 진단 기술은 대부분 건강검진할 때 뽑는 양인 2~10ml이 필요합니다.

    당시 사기성이 짙었던 테라노스에 투자금이 몰린 이유는 혈액 진단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지금도 관심이 많고,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투자한 미국의 'C2N 다이그노스틱스'는 혈액 내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올해 중 FDA 신청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앵커>

    삼성이 C2N에 투자한 것은 결국 혈액을 통한 알츠하이머 진단이 유망한 기술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삼성의 투자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400억원을 출자해 만든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활용했습니다.

    이번 C2N에는 1천만달러 자금을 투입한 거죠.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불리는 ADC 개발사,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에도 투자한 바 있습니다.

    삼성이 ADC 기술과 AI 신약 처럼 유망하다고 점찍은 분야가 혈액 진단이라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바이오마커를 통한 혈액 진단 분야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삼성이 투자했다는 C2N은 미국 기업인데, CN2처럼 난치병을 혈액으로 진단하는 국내 기업들 중 눈여겨 볼 만한 곳은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대표적으로 퀀타매트릭스, 피플바이오, 베르티스 등이 꼽힙니다.

    퀀타매트릭스와 피플바이오는 상장사입니다. 두 회사 모두 혈액을 통한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피플바이오는 지난 2022년 '알츠온'이란 이름으로, 퀀타는 '알츠플러스'란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시장에 첫 선을 보였죠.

    피플바이오의 경우 최근에는 치매와 루게릭병의 원인 바이오마커를 혈액에서 검출할 수 있는 신규 기술을 학회에서 발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베르티스는 '마스토체크'라는 유방암 조기진단검사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혈액으로 췌장암을 조기진단하는 기술 또한 가지고 있는데,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고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 중에 있습니다.

    <앵커>

    두 상장사를 살펴보면 대표 기업인데도 매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국내 기업들 성공 가능성이 있는건가요?

    <기자>

    지난해 피플바이오의 매출은 37억원, 영업손실은 115억원입니다.

    퀀타매트릭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 25억원, 영업손실 133억원 수준입니다.

    혈액 진단 영세 바이오텍 중에서는 문을 닫는 곳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 자체의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혈액 진단 사업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더 큰 이유입니다.

    다양한 갯수의 바이오마커를 진단하는데는 십만원에서 몇십만원 선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병원 입장에서는 비슷한 돈이면 MRI·CT 같은 익숙한 영상검사를 선택하는 게 더 쉬운 길입니다.

    국내 의료 구조상 영상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점도 한 몫 합니다.

    미국만 살펴봐도 MRI·CT 검사를 받으려면 배 이상의 비용과 긴 대기시간을 가져야 하고, 검사를 할 수 있는 동네병원도 많지 않거든요.

    국내 혈액 진단 기업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체외 진단 전문가에게 취재를 해 봤는데요.

    민준홍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해외임상지원 사업 확대, 규제 혁신을 위한 국가부처간 협업 확대, 기존 기술 상업화 지원 등 국산화 사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기업들 선에선 한계가 있으니, 활성화 대책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글로벌 혈액 진단 시장은 오는 2032년 2천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기술 발전, 시장성을 감안하더라도 혈액 진단 분야 생태계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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