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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고통도 양극화…"싼 물건일수록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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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이어진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고가 상품대비 더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계층이 저렴한 상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저소득층일수록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이 컸다는 점을 시사한다.

19일 한국은행이 펴낸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불평등’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 19 사태를 기점으로 저렴한 상품일수록 가격상승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칩플레이션(Cheap+Inflation의 합성어)이라고 하는데,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연구된 바 있는데, 국내에서도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연구를 위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9월까지 동일 품목의 가공식품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가공식품을 분석한 이유는 동일 품목 내에서도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이 존재해 상품별 가격 추이를 파악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가공식품의 판매장소와 브랜드 및 상품을 조합해 가격순서로 구분했다. 예를 들어 A, B, C브랜드의 햄과 소시지를 판매장소에 따라 조합한 후 가격 순서대로 나열했다. 2019년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이 낮은 것부터 높은 것까지 1분위~4분위로 분류해, 2020년 이후 2023년 9월까지 누적 가격 상승률을 구했다. 이 결과 가장 저가인 1분위 상품의 상승률이 16.4%를 기록했고, 가장 고가인 4분위 상품의 가격상승률은 5.6%를 기록했다. 저가 상품의 가격 상승폭이 고가 상품의 세 배에 달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한은은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에서의 원인을 분석해 제시했다.

먼저, 공급측면에서는 수입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원자재 사용 의존도가 높은 저가 상품의 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한은은 “저가 상품 제조 과정에서 투입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내산 재료보다 가격이 비교적 낮은 수입원자재가 많이 사용되는데, 글로벌 공급 병목과 러-우 전쟁 등으로 수입물가가 오른데다 저가 상품일수록 마진이 작아 비용충격에 대합 흡수력이 낮아 상품 판매가에 전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측면에서는 고인플레이션 하에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더 싼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한 점도 칩플레이션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연도별 상품 가격분위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저가 1분위 상품 매출비중은 팬데믹 이후 늘어난 반면 고가 4분위 매출비중은 줄었고, 보다 저렴한 상품이나 판매점으로 수요가 전환되며 해당 상품 가격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칩플레이션 현상의 결과,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봤다. 만약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완전히 동일한 소비품목을 소비한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는 저소득층의 실효물가가 더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은은 가계의 소득과, 상품별 가격상승률 데이터를 결합한 계층별 실효물가를 추산했다. 이 결과, 2019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하위 20% 저소득층의 실효물가 누적상승률이 13%에 달했다. 이는 11.7%를 기록한 상위 20%에 비해 1.3%p 높은 수치다. 또한 소득분위별로 소비품목 구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물가상승률 격차 1.1%p를 더한다면, 가계의 소득분위별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결과다.

한은은, 다음 두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첫째, 칩플레이션이 물가급등기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면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 둘째, 향후 고인플레이션이 재현되는 경우, 해외공급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할당관세 도입이나 중저가 상품을 선별한 할인지원 등을 통해 취약계층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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