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친 시장파' 스콧 베센트를 지명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을 휩쓸었던 강달러 현상이 소폭 진정세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1,4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도 13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2.8원 오른 140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98.3원에 최종 호가됐다.
간밤 뉴욕 증시와 외환시장은 베센트 지명에 환호했다. 베센트는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로, 재정적자 축소와 강달러 선호 등 도널드 트럼프와 핵심 정책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인 온건파로, 월가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보유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같은 평가는 채권 시장에서도 훈풍으로 작용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4bp 넘게 급락했고, 미국 재무부가 69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2년물 국채 입찰도 흥행에 성공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57%내린 106.91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베센트 임명 발표 초반에는 106.582까지 떨어졌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강달러 진정 효과에 힘입어 1,400원의 벽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은 "중동 휴전 임박에 따른 위험선호와 시장 친화적 미 재무장관 지명으로 인한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에 달러는 약세 분위기"라며 "금일 장에서 국내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 월말 네고까지 가세한다면, 환율은 1,390원대 초반까지도 하락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이 제시한 이날의 원·달러 환율 밴드는 1,390~1,402원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따른 위험통화 강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으나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해외주식투자를 위한 환전 등 역내 달러 실수요 매수에 환율 하락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 밴드로 1,394~1,402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