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 수준에 불과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자기자본 비율을 20%까지 높이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PF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활성화를 도모한다.
정부는 1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으로, 지난해 말 기준 230조원 규모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30~40% 수준을 갖춘 시행사가 자기자본으로 토지 매입까지 마친 뒤 건설 단계에서 PF대출을 받는 반면, 우리나라는 자기자본비율 5% 수준의 영세 시행사들이 토지 매입 단계부터 고금리의 PF 대출(브릿지대출)을 일으키고 이후 공사 단계에서 본PF 대출을 받아 왔다.
쉽게 말해 5억원만 들고 100억원짜리 사업을 시작하는 구조로, 사업성보다는 시공사나 신탁사의 보증(책임준공 확약)에 의존해 대출이 나왔다. 결국 시공사가 리스크를 과도하게 짊어지게 되고,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위축되면 PF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리스크가 '시행사→건설사→금융사'로 번지기도 한다.
이에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한 유휴 토지를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양도 차익의 과세 시점을 출자자의 이익 실현 시점까지 미뤄주기로 했다. 토지주가 땅을 판 뒤 손을 터는 것이 아니라 현물 출자를 통해 리츠 주주로 참여하면서 사업 수익을 나누면(배당) 토지 매입 비용이 들지 않고, 자기자본비율은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는 이미 토지주의 현물 출자 시 과세 시점을 미뤄주는 방식(업리츠)을 도입해 5년간 리츠 시가총액이 11배 증가했다. 국토부는 우리나라에도 수도권 주요 지자체 내 100평 이상 주거·상업지역의 나대지 7천만㎡를 현물출자할 수 있다고 봤다. 고금리의 브릿지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기 떄문에 사업비 절감, 분양가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이러한 토지 현물 출자 방식의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선도사업도 진행한다. 토지 용도 제한과 건폐율·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공간혁신구역'에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공공에서 리츠 설립과 사업성 분석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 토지주가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등 정책사업을 위해 토지를 현물 출자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 확약으로 사업성을 보완한다. 서울시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PF사업에 용적률·공공기여 완화 등 도시규제 특례를 적극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을 지닌 리츠에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우선 제공해 한국형 디벨로퍼를 육성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PF 사업에 현물 출자 방식이 자리잡으면 부동산 개발시장이 살아나고 주택공급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센티브 제공과 금융사 투자 확대를 통해 현재 5% 수준인 자기자본비율을 오는 2026년 10%, 2027년 15%, 2028년 20%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