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8% 급증해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다.
이 기간 매출 역시 67% 늘어난 3조5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1조78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2%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818억원이다.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다.
경기 선행 산업인 해운업의 특성상 경기 침체가 본격화 한 올해 HMM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홍해 사태'라는 예상 밖 호재를 만났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해 3분기 평균 986포인트(p)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3분기 평균 3082p로 상승했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HMM은 신규 서비스(아시아~멕시코)를 개설했고,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크기)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채산성 높은 화물도 증가했다.
여기에 친환경 선박을 투입해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HMM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는 시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동안 항만 파업과 일정 지연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 불안정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HMM은 내년 2월 새 해운 동맹 '프리미어얼라이언스와 MSC’ 협력으로 항로 및 지역별 수급 변화에 맞춰 최적의 운송 서비스망을 구축한다.
여기에 '2030 중장기 계획'의 일환인 사업 다각화와 신규 수익 창출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벌크 부문의 경우 4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지만 중국 경기 회복 여부 등 경제 불확실성 존재할 것으로 봤다.
HMM 관계자는 "장기 화물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확보 추진 등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에 HMM의 매각 협상이 재개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HMM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은 지난달 보유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권을 행사했다.
두 회사의 HMM 지분은 67.05%(산업은행 33.73%·33.32%)로 올랐다. HMM에 대한 정부 지배력이 더욱 커지면서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우선 협상자로 지정된 하림은 인수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보다 덩치가 커진 HMM을 인수할 자금력을 갖춘 국내 기업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