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환율이 연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고환율이 지속되며 우리 경제 타격이 불가피해보입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밤 1,404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오늘도 1,40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갔습니다.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 4월 이후 처음입니다.
9월 경상수지는 111억 2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환율 증가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통상 경상수지가 흑자면 벌어들인 외화가 지급한 외화보다 많아 환율이 하락하는데, 강달러 흐름이 이어지며 환율을 끌어올린 겁니다.
이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며 달러가 강세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 관세 부과,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 등이 '강달러' 요인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론 환율 상단이 1,400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진옥희 /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 연말까지는 강달러 압력이 이어지면서 1,400원대 내외에서 움직일 거고 연초까지 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고환율은 우리나라 기업과 가계 경제를 악화시키는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신승철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가격 경쟁력에서 품질 경쟁력 쪽으로 많이 전환됐기 때문에 (과거에) 환율이 우리 수출 증가에 기여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크지는 않을 것 같고요. 다만, 환율이 많이 올라가면 우리는 원유나 이런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수입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나 무역수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환율이 수출에 유리하다고 봤지만, 수입한 중간재를 이용해 최종제품을 만들어 파는 수출 구조상 이를 단정짓기 어렵다는 겁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원화 값이 떨어질 때, 수입비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이는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다시 강달러 현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다시 맞은 1,400원대 고환율 시대, 무역부터 내수까지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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