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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잔혹사'…건설사 1·2·3위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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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부진한 업황에 대다수 기업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GS건설과 삼성E&A는 활짝 웃었다. 강점으로 꼽히는 사업군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덕이다.

● 부진한 건설업황…업계 1·2·3위도 무너졌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령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820억원, 2,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1%, 22.1% 감소한 수치다.

'업계 2위' 현대건설도 건설업 한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감소해 반토막났다.

3위 대우건설의 상황은 더 나쁘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9,901억원) 대비 14.8% 감소한 2조5,47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902억원) 대비 67.2% 급감한 623억원으로 조사됐다.

현장 수 감소와 안전·품질 투자 등 다른 이유도 있지만, 각 사는 실적 악화의 핵심 근거로 '높은 원가율'을 언급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는 최근 3년 새 26% 상승했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건설사 수난시대는 업계 1·2·3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기업들 지갑사정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톱10'에 복귀한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 474억5,300만원을 기록,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 먹구름 속 빛나는 GS건설·삼성E&A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단체로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웃음이 새어나오는 곳들도 있다.

GS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818억원을 기록했다. 주택 부문 이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KB증권은 "주택·건축 부문의 안정화가 예상보다 빨랐다"며 "올 하반기와 내년 중 입주를 시작하는 대규모 단지를 수도권에 다수 보유한 만큼 분양가 상승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주택부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GS건설인데, 주력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E&A는 영업이익 2,0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2.9% 늘었다. 주요 화공 프로젝트의 원가 개선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는 플랜트 부문, 그 중에서도 화공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S증권은 "중동의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투자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내년 말레이시아 수소 플랜트를 수주하면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 "경기 둔화 지속 전망…장점 특화가 살길"

결국 본인이 '잘 하는 사업'에서 많은 매출을 올렸거나 원가 개선에 성공한 곳들에게만 볕이 든 셈이다.

원가비 상승과 불안한 해외 수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려 건설업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 장점을 특화하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둔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타 사 대비 차별화된 부문을 중심으로 집중하는 전략이 한동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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