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의 도입은 한국에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해외 선진국에선 '잘 정착된 길'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되 우리 시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이 필요합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넥스트레이드 'SOR 글로벌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유석 금투협회장을 비롯해 써니 정 전 POSIT ATS 상무, 프랭크 데이비스 클리어스트리트(Clear Street) 주식 트레이딩 상무, 허태형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복수 거래 시장에서의 증권사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최선집행의무와 SOR 시스템 운영 전략, 개발 현황 등이 논의됐다. 최선집행의무란 자본시장법 68조에 따라 투자자의 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의무이다. SOR이란 시장별 비교를 통해 가장 유리한 거래 시장으로 주문을 집행해주는 자동주문전송 시스템이다.
해외 금투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해외에서는 복수 거래시장이 이미 오래전에 활성화되었으며,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시작될 복수 거래시장이 한국의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와 시장 선진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복수 시장의 호가를 전산화해주는 'ECN'의 도입에 따라 대체거래소가 늘어나며 복수 거래시장이 활성화됐다.
국내에서도 내년 대체거래소 도입을 앞두고, 관련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종흠 키움증권 대체거래소대응TF 팀장은 "복수 거래시장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될 수 있도록 키움 자체 연동형 SOR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태형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부대표는 "해외 시장 참여자들이 SOR 시스템에 AI를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며, AI의 도입은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초 출범하면 국내 증시는 70년 만에 독점에서 경쟁 체제로 전환된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의 차별 등을 위해 운영 시간(8시~20시)을 기존(9시~15시 30분) 대비 5시간 30분 늘릴 계획이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이날 세미나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출범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