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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s 7%' 수익률 함정…"개인과 전문가 차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시장 진출 논란
운용 주체 상이…수익률 비교 불가
"기금형 제도 도입 후 수익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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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다음달 퇴직연금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재개합니다.

퇴직연금 운용을 전문가에게 완전히 맡기는 기금형을 도입하는 동시에 국민연금에 퇴직연금 사업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민연금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 겁니까?

<기자>
퇴직연금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저조해서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퇴직연금 적립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같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의 중개 조직이 가입자(회사 또는 근로자 본인) 대신 적립금을 관리하고,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민간 금융기관)를 상대하는 '기금형'이고요.

다른 하나는 가입자가 퇴직연금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알아서 투자상품을 골라 운용하는 '계약형'입니다.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투자 전문가 집단이 퇴직연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민연금도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시켜 수익률 경쟁을 유도하자는 것이 정치권과 정부의 생각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수익률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겁니까?

<기자>
수치로만 단순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최근 5년 동안 국민연금은 7%에 육박한 운용 수익률을 냈지만, 퇴직연금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2.35%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수익률 비교는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두 연금의 운용 주체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처럼 투자 전문가 집단이 맡아서 운용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푸른씨앗'을 제외하면 가입자가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은 퇴직연금 사업자, 즉 금융회사가 개인의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할 수 없는 구조인데요.

전문가와 개인,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싸움인 셈입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이영철 / 연금비타민Lab대표: 공적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은 최고 운용 전문가 집단에서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가지고 투자하는 개념이고, 퇴직연금은 근로자들이 알아서 투자한다는 차원에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개인들이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하길래 국민연금보다 수익률이 낮은 겁니까?

<기자>
퇴직연금은 투자 정보가 부족한 개인이 운용하다 보니 원금 손실 우려가 큰 실적 배당형이 아닌 원리금 보장형을 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 4천억 원 중 87.2%(333조 3천억 원)가 원리금 보장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 등 실적배당형 비중은 12.8%(49조 1천억 원)에 그쳤는데요.

구체적으로 퇴직연금 종류는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으로 나뉘죠.

원리금 보장형 상품 편입 비중을 각각 살펴보니 사용자가 운용하는 DB형이 95.3%로 가장 높았고, DC형(81.9%)과 개인형 IRP(72.1%)도 마찬가지로 70~80%에 육박했습니다.

지난해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디폴트옵션 적립금 약 33조 원 중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0%(29조 3,478억 원)에 달했습니다.

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 중 가입자가 골라 운용 수익률을 높이자는 취지가 무색해진 건데요.

반면, 전문가 집단이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죠.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주식(47.4%)과 채권(36.7%), 대체투자(16.0%) 등에 분산 투자하며 중위험·중수익 성격을 띠고 있는데요. 올해 수익률이 9.88%입니다.

<앵커>
결국 운용 주체가 달라서 수익률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퇴직연금도 개인이 아닌 전문가들이 맡아서 운용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 증권사 등 민간 금융회사들도 퇴직연금을 직접 맡아 관리할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현재 정부가 국민연금도 퇴직연금 사업자가 되는 것을 동시에 추진하는 점이죠.

현재 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국민연금이 경쟁자가 되는 것을 결사 반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금형 사업자 지위를 얻게 될 경우 대부분 가입자가 운용 수익률이 높은 국민연금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는데요.

특히 기금형 제도로 바뀌면 현재 쌓아놓은 수탁금을 통합기금 운용기구에 넘긴 후 입찰 등을 통해 이를 다시 수탁해야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습니다.

연금 전문가들은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립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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