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꿈의 비만치료제'라고 불리는 위고비가 오늘 국내 출시됐습니다.
뜨거운 관심 속에 벌써부터 일선 병원에서는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오남용과 부작용입니다.
앞서 출시된 위고비와 같은 계열의 비만치료제를 맞았던 환자들 중 일부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이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남에 위치한 대형병원. 오늘 처음으로 출시된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할인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A 병원 의사: 사실은 저체중 직전이시긴 하세요. 위고비는 16%정도의 체중감소 효과 기대하고, 삭센다는 8% 정도. 한번도 사용한 적 없으면 삭센다 먼저 사용하는 걸 추천드리고….]
표준 체중으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도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며 서둘러 주문하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A 병원 상담사: 일반 체중인 분들도 많이 사용하세요. (위고비) 주문이 조금 밀려있어요. 다다음주쯤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예약하셔야 돼요.]
GLP(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주사제는 당초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있어 비만치료제로도 승인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 비만이거나 고혈압 등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해당하지 않는 환자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A씨 역시 2년 전 한 피부과에서 앞서 출시된 제품인 '삭센다'를 처방받았습니다.
안전한 전문의약품이라는 설명에 안심하고 투약했지만, 곧바로 구역감과 소화불량 등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비만치료제 부작용 피해자 A씨: 막연하게 다이어트에 뭐가 좋냐고 물어봤는데 "이런 게 있다" 그래서 그때 삭센다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요.부작용 이야기는 아예 없었고….]
지인들 역시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지만 병원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비만치료제 부작용 피해자 A씨: 가족 중에서도 맞았는데 이틀을 못자고 계속 구토하고 너무 힘들어했고. 친한 동생도 거의 열도 나고 몸살이 너무 심하더라고요. 병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수액 놔주는 정도인거죠.]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이기 때문에 진단, 처방, 그리고 가격 책정까지 병·의원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제품인 위고비의 경우 한 개당 약 80만원에서 100만원대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문제는 부작용을 겪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실제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관련 부작용으로 보상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품질적인 문제가 일어난다고 하면 제약사가 문제가 되는 거구요. 그밖에 업체들이 사용상 주의사항이나 그런 내용은 다 알려져있는 부분이라서…인과관계가 있는 부작용이라고 하면 피해구제 제도라는 게 있어서 이에 따라 보조금을 드리긴 합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는 "향후 비만치료제 제품들의 오남용 사례나 개인간 거래 등을 별도로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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