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음 금리인하가 시장 기대보다 적은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연준 의장의 다소 매파적인 발언에도 뉴욕증시는 반도체를 제외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막판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지시간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31포인트, 0.42% 오른 5,762.4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장 막판 5,767.37까지 올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15포인트, 0.04% 오른 4만 2,330.1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 강세에 69.58포인트, 0.38% 뛴 1만8,189.17로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기업 경제학회 발언에서 "(남은 회의는) 두 차례의 추가 인하를 의미할 뿐, 더 많은 50bp를 뜻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금리인하에 대해 "완만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지속가능한 2%로의 하락, 노동시장의 강세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모건스탠리 엘렌 젠트너 이코노미스트와의 질의응답에서 "금리인하를 서둘러 한다는 것은 위원회의 생각이 아니다"라며 오는 11월 인하에서 보다 적은 폭의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연준의 추가적인 50bp인하 확률을 54%까지 높여 반영했던 선물시장도 돌아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제공하는 페드워치(FedWatch) 기준 50bp 인하 확률은 34.7%로 낮아지고, 50bp 인하 기대는 65.3%로 뛰었다.
골드만삭스와 UBS 등 시장의 상승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의론자의 경계감은 여전하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전략가는 2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향후 시장 방향에 대해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에 성공했고, 증시는 호의적으로 반응했지만, 여전히 향후 3~6개월간 지수와 섹터 수준의 성과는 고용지표에 달려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클 윌슨은 "지속가능한 경기 순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예상을 웃도는 일자리 증가와 실업률이 하락하는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다"며 다음주 고용보고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S&P500지수는 횡보 추세, 러셀2000 지수는 부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계절적으로 10월들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ISM 제조업 지수는 2년 이상 부정적인 모습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컨퍼런스보드 경제 지표 등은 하락세로 경기 후행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해서도 골드만삭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반면 모건스탠리는 "10월말까지 시장 안정을 위한 자금의 실제 유입을 지켜봐야 한다"며 중국시장에 대해 동일비중의견을 유지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정치국의 공격적인 부양책에도 10월부터 12월에 걸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전인대 상무위원회 등 추가적인 부양책과 실행 여부는 추가 랠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월요일인 이날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하루 뒤에 본격화될 미 항만 파업 영향에 시장은 주목했다. 미국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30일 자정까지 합의가 없다면 현지시간 10월 1일 0시 1분을 기해 파업에 돌입한다. 뉴욕과 휴스턴, 마이애미 등 동부해안을 포함한 36개 항만이 멈추면서 자동차, 가전, 유통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언스트앤영은 "파업이 일주일 지속되면 미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2년 서부 항만 파업 당시에도 11일간의 파업에 하루 10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가 -3.5%, 포드가 -2.4% 하락했고. 달러 제너럴도 3.15% 하락하는 등 관련 물동량이 큰 기업들의 주가가 내렸다. 애플은 이날 2.29%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엔비디아도 장 초반 낙폭을 줄여 0.03%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금가격은 트로이온스당 0.16% 내린 2,655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에서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월가는 금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리나 토마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내년초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700달러에서 2,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중국과 서방의 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실물 금에 이는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 중앙은행이 2022년 이후 장외거래를 통해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매매가 구조적으로 금값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헤즈볼라간 지정학 갈등에도 이란의 참전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며 제한적인 상승에 그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 11월 인도분은 이날 배럴당 0.23% 상승한 68.33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