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 직접 판매(역직구)에도 발을 들인다.
알리바바그룹 계열 알리익스프레스는 다음 달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전용관인 '케이베뉴'(K-Venue)에 입점한 1만여 판매자들은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우선 미국, 일본, 프랑스, 스페인을 대상으로 하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상품은 출범 초기 일단 화장품과 패션에 집중하고 이후 식품과 케이팝(K-POP)으로 상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에는 영문으로 'Ship from Korea'(한국에서 배송된 상품)라는 라벨을 붙여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임을 쉽게 인식하도록 지원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1억5천만명 소비자에게 한국 상품을 소개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나아가 '라자다'와 같은 알리바바그룹 산하 다른 이머커스 플랫폼에도 한국 판매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점 판매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공개했다.
5년간 입점·판매 수수료와 보증금을 면제해 중소 판매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한국어 지원, 무료 다국어 번역 시스템 등으로 외국어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계획이다.
입점과 상품 등록 방식은 케이베뉴와 같다. 판매자는 해외 판매 조건을 한국과 동일하게 설정할지, 차별화할지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국가별 자동 가격 설정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정산은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된 후 15일 이내에 완료되며, 결제는 '알리페이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달러화로 진행된다. 글로벌 배송은 한국 우체국이 맡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자사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고 판로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 개시로 해외 직접 구매(직구)에 이어 역직구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한 금액은 2014년 6천891억원에서 지난해 1조6천972억원으로 150% 급증했다.
화장품과 패션, 식음료를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한국 상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앞으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플랫폼들도 한국 역직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은 지난 6월 한국 중소 화장품 제조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동남아시아 1위 업체인 쇼피(Shopee)도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상품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고 잠재력 있는 중소 브랜드 발굴·육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플랫폼 중에서는 쿠팡과 G마켓이 역직구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2022년 대만에 진출한 쿠팡은 한국과 같은 '로켓 배송'을 선보이며 무게감을 높이고 있고, G마켓은 올해 2월 몽골에서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국인 우즈베키스탄과 터키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