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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엔비디아보다 애플…AI 투자 정체기왔다" [직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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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금요일 비농업 일자리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하루 만에 4.09% 내린 주당 102.83달러까지 밀렸다. 한때 시총 3조 달러, 세계 1위 기업이던 엔비디아는 지난 주에만 시가총액 4천60억 달러가 줄어 시총 3위로 밀려났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일주일간 3.2%,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7% 넘게 내리는 등 기술주 전반이 큰 하락을 보이고 있고 통신, 필수소비재 등 시장 전반이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기술주 분석의 대가로 불리는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나일스 인베스트먼트 창업자는 한경글로벌마켓과 가진 인터뷰에서 AI 인프라 투자로 인한 확장기가 소강상태에 들어가는 시기로 기술주의 하반기 횡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주까지 큰 하락을 기록한 기술주 부진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이들 기업 중 애플과 메타는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내왔다. 연준의 통화정책과 미 대선을 앞두고 기술주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저가 매수보다 경기방어주 등 투자 종목으로 분산해야 수익을 방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댄 나일스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 9월들어 시장이 큰 폭의 하락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계절적인 하락 시기로 보는가 아니면 시장의 더 큰 하락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는가?

= 지금은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에 놓여있다. 투자자들은 성장이 소폭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죠. 이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불황이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이러한 관측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저는 올해 초부터 침체없는 성장이 이어진다면 연말까지 S&P500의 20% 상승은 가능하리라 봤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거의 확실시 했기에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이다. 미국의 경우 구인 건수가 실업자 수보다 10%나 많아 경기 침체를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업률은 대략 4%에 가까운 매우 낮은 수준이고, 지난 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3.0%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S&P500 지수의 20%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기술주가 아닐 것이다. 필수 소비재와 유틸리티, 통신 서비스처럼 연준의 금리인하로 혜택을 볼 부문의 성과가 탄탄할 것으로 기대한다.

Q.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25bp인하 혹은 50bp 인하 여부, 금리인하의 폭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 오늘(4일) 2년물과 10년물의 격차가 잠시 재역전됐다. 장단기금리에 대한 우려들이 있지만, 전 현대 주식시장이 예기치 못한 팬데믹으로 과거와 다른 특별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본다. 전 세계 중앙안행들의 채권 매입으로 주식 시장에 어마어마한 자금들이 들어왔던 것이다. 이로 인해 수익률 곡선이 왜곡됐을 수 있으므로 침체의 정확한 지표라 보기는 어렵다.

낮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50bp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올해 3차례 남아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한 번쯤 50bp를 내릴 가능성도 있지만, 첫 금리인하부터 큰 인하를 시도할 것 같지는 않다. 말씀드린 것처럼 탄탄한 고용시장과 실업률, 강력한 GDP 성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인플레이션에 비해 연방기금금리는 5.25~5.50%로 인하 여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기준금리를 인플레이션 수준과 비슷하게 하려면 최소 2% 포인트 정도는 내려야 할 것이고, 중립금리에 더 가깝게 큰 인하가 가능할 것이다.



Q. 기술 기업에 대해 월가의 일반적 전망과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기업이지만,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이런 투자자들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정체시기가 얼마나 길어질 것이라 보는가?

= 우선 지난 분기 실적이 그리 높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보다 불과 4~5% 앞섰을 뿐이다. 1년 전만 해도 매출은 20% 이상, 주당순이익은 30% 이상을 웃돌았다. 두 번째 이유는 지난 분기 매출 총이익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2분기에 걸쳐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본다. 반도체 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매출 총이익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중요하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이러한 내용을 언급했는데 모두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출했언 막대한 자본을 서서히 소화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고 보는 것이다.

2022년말 챗GPT가 도입되기 이전과 현재의 엔비디아의 매출을 살펴보자면, 7개 분기 전과 비교해 최근 분기 매출은 5배나 증가했다. AI 인프라를 위해 막대한 지출을 했던 기업들은 현재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 예상치를 하회했다. 오픈 AI를 위한 지출이 반영되며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다. 아마존 역시 지난 분기 실적 이후 전망치도 낮췄고, 구글도 분기 보고 이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의 매출이 지난 7개 분기에 걸쳐 5배나 증가한 만큼 해당 자본지출을 소화하는 시기가 오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이런 시기는 불과 얼마 전에도 있다. 2022년초 엔비디아의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하여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전년대비 84% 이상 증가했다. 그러다 2022년말 매출이 1년 전보다 21%나 감소했다. 빅테크 기업들도 매출 성장이 둔화하면서 코로나19 기간 지출했던 자본을 소화해야 했다. 이러한 기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66%나 하락했다.

물론 저는 향후 몇 년간 AI 인프라 지출에 낙관적이고, 엔비디아의 매출과 주가도 두 배로 늘어나리라 전망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고려할 것이 바로 팬데믹 이후 겪었던 것과 비슷한 정체기가 찾아오리라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을 구축하던 시기에 시스코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회사였다. 1997년 시스코의 주가는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38%나 하락했다. 98년에는 고점에서 37%나 하락하기도 했다. 시스코는 매분기 매출 증가를 보였음에도 성장이 둔화하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스코의 주가는 최초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가 나온 1994년말부터 최저 정점까지 4천%나 상승했다. AI 인프라 구축은 과거 인터넷 구축 시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역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엔비디아의 매출은 순차적으로 감소할 수 있으며, 주가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Q.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가 지난 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과소투자로 인한 위험이 과잉투자로 인한 위험보다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기술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다소 우려를 키우는 핵심적 이유가 되고 있다. 이들 기술기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다. 그럼에도 과잉 투자가 아닌 과소투자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기업들이 이미 지출이 과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두 번째로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구글은 AI 인프라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업계에는 좋은 경쟁자들이 많다. 구글이 현재 90%가 넘는 검색시장 점유율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반독점 소송이 아직 한창이어서 몇 년 뒤엔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 채택 계약이 막히거나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크롬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오픈AI가 애저(Azure) 서버를 바탕으로 호스팅하고 있음에도 지난 분기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오픈AI와 경쟁하는 기업들의 점유율로 인해 수익이 다소 둔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타의 대형언어모델인 라마(Llama)가 오픈 소스로 전환해 무료 제공한 점도 한몫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오픈AI가 지불하는 사용료도 극적으로 하락해왔을 뿐 아니라 앤스로픽, 퍼플렉시티를 비롯해 경쟁 AI 모델들도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모두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노리고 있다.



Q. 이러한 기술 기업들 주에서 말씀한 것처럼 메타에 다른 평가를 내렸다. 또한 애플을 기술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즈 PC에 AI 기능을 추가하려는 사람이 많아져 대규모 업그레이드 주기의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기회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갈 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은 새로운 AI 기능을 위해 스마트폰을 교체할 가능성이 더 크고, 이 때문제 저는 애플에 낙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AI 기능이 있다. 아이폰15프로 모델 또는 이달부터 선보일 새로운 모델들에서 실행할 수 있다. 현재 약 12억 대의 아이폰 설치 기반 중에서 AI를 실행할 수 있는 기기의 비중은 10% 미만이다. 2020년 팬데믹 기간 스마트폰을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기기교체 주기가 찾아올 것이다.

애플은 2년 전만 해도 2%에 불과한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0%로 조금도 성장하지 않았고, 올해도 전망치는 4%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에는 매출 증가율이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들은 늘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최신 AI 기능을 탑재하려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메타 역시 AI를 비즈니스에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 AI를 사용해 사용자가 관심 가질만한 영상을 추천하고, 그 영상에 사람들이 흥미를 보일 광고를 게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메타는 지난 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기대치를 넘겼다. AI에 더 큰 투자를 했음에도 향후 분기마다 매출, 주당순이익은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 전망치를 내린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과 매우 다른 상황에 있다는 말이다.

Q. 최근 벅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줄인 것으로 인한 영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이러한 점은 저에게는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다. 벅셔 해서웨이는 애플의 지분을 줄이겠다고 결정했음에도 여전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부분을 담고 있다. 워런 버핏은 세계 최고의 투자자이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과거 IBM에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애플이 포트폴리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은 3년간 연 평균 2%에 불과했고 다른 기술주들에 비하면 끔찍한 수준이다. 어쩌면 여기에 실망했거나 업그레이드 주기를 믿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 시장의 예측은 다르기 마련이고, 누가 옳았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될 것이다.



Q. 기술주 자금은 이제 올들어 크게 상승하지 못한 부문으로 이동 중이다. 이러한 순환매 추세를 어떻게 보고, 시장 전반엔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는가?

= S&P500이 정점에 도달한 시기는 7월 16일이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당시보다 약 2%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 종목이 약 9% 하락하는 동안 동일가중S&P500 지수는 실제로는 1% 상승했다.이는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493개 주식을 잘 해왔다는 의미다.

우리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금리인하가 호재로 작용할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통신 서비스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낮아지면 이 기업들의 배당 수익률은 훨씬 높아진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더욱 확실해짐에 따라 해당 업종은 강세를 보여왔다.

S&P500 기업의 평균 PER은 23배인 것에 비해 애플의 PER은 약 32배다. 기술주 주식 대부분은 저렴하지 않은 반면 S&P500 나머지 종목은 꽤 좋은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7개 종목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22년 한 해 동안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은 46%나 하락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1994년부터 2000년말까지 인터넷으로 인해 엄청난 상승을 보였고, 이후 나스닥은 2년 반 동안 78%나 하락하며 모두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환경이죠. 특히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중국 경제가 취약한 상황이다. 제 예측과 달리 시장에 침체가 찾아올 수 있고 예상 이상으로 AI 섹터 전반의 고전이 이어질 수도 있다. 만일 계속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면 전체 지수를 따르는 상품이나 기술기업이 아닌 여러 종목으로 나누어 투자를 고려할 때라고 본다. 지금처럼 기술주 가치 평가가 지나치게 높은 시기에는 더욱 방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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