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과 관련해 "수익성을 봐가면서 조만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지난달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을 한국 조선소 처음으로 수주한 가운데, HD현대도 내년 사업 진출을 못 박은 것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4일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특수선 야드(건조장)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HD현대도 조만간 MRO 사업에 참여할 생각이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TED는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정재계 주요 리더들이 모여 경제 발전 및 국가 안보 등 포괄적인 상호 이익 확대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정책 세미나다.
미국 함정 MRO는 연간 2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거대한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미국 함정 MRO의 4배인 연간 약 80조원 정도다.
앞서 HD현대 경쟁사 한화오션은 지난달 말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4만t 규모 미국 MRO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HD현대는 올해 미국에서 공모되는 사업들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본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 홍범식 LG 사장 등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도 조태열 외교부장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함께했고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풍산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도 빌 해거티(공화당) 테네시주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민주당)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등 미 의회의 중진 상원의원을 포함해 연방 상원의원 7명과 모건 오테이거스 전 미 국무부 대변인,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반도체 기업 퀄컴의 알렉스 로저스 사장, 에너지 기업 콘티넨탈 리소시스의 해롤드 햄 설립자 겸 이사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