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금리 시대의 종료와 함께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부실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가 시작됩니다.
금융당국은 오늘 정리가 필요한 PF 사업장의 총 규모가 21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는 부실규모가 크지만, 금융사들이 적립한 충당금과 공동대출 등을 통해 순차적 정리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권이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출과 보증 등으로 투입한 금액이 216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당국의 사업성 평가를 통해 전체 사업장의 9.7%에 해당하는 21조원어치가 유의나 부실우려에 해당하는 C, D 등급을 부여받았습니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부실 사업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당국이 사전에 예상했던 유의 등급의 규모가 최대 20조원, 부실우려는 6조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유의 수준 사업장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부실우려는 2배가 넘게 나왔습니다.
금융사들은 C, D 등급을 받은 사업장에 대한 정리 계획을 9월 6일까지 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당국은 부실 PF 사업장들을 우리 경제의 다른 분야에 파급효과가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정리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건설사들은 이미 공사가 진행중인 C-D 등급 사업장에 묶인 돈이 4조원 정도고, 시행사들도 대부분 부실 사업장 하나에만 참여하는 영세한 회사들인 만큼 연쇄도산 리스크가 적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부실이 집중된 2금융권입니다.
당국의 지시에 따라 PF 사업장에 대한 만기연장이 불가능해지면서 2금융권의 PF 여신액 중 부실채권 비율이 최대 30%에 육박하는 상황.
문제가 심각한 사업장은 충당금으로 상각 처리하고, 유동화가 가능한 사업장은 시장에 내놓으면 금융권의 공동 자금을 투입해 매입자를 지원하겠다는 게 당국의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은행과 보험사들은 공동대출 방식으로 최대 5조원의 자금을 조성했고, 증권사들도 3조원 가량을 투입합니다.
당국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본 비율 관리와 충당금 적립을 통해 금융사들의 손실 흡수 능력 향상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10년 전 저축은행 사태에 이어 또 한번의 위기를 불러온 부동산 PF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이번에 드러난 부실을 원활하게 정리하는 것 만큼이나, 시행사들이 자기자본 없이 무리한 개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
영상취재 채상균
영상편집 김민영
CG 김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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