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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미팅 이후 확대될 환위험…대응방법은?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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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미팅 이후 9월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에서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지고 내부적으로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뒤늦은 달러 투자자의 보유달러 처분 △외국인 자금유입 지속 등으로 면서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1350원대 이상의 원·달러 환율 수준에 익숙해 있는 여건에서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원화 가치가 절상됨에 따라 우리 경제를 지탱해 왔던 수출 증가세도 주춤거리고 있다. 같은 기간 중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는 점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은 단순히 지켜볼 만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는 수출 증가세는 더 꺾일 것이라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현재 원화 가치가 적정한지부터 알아보기 위해 실효환율지수를 구해볼 필요가 있다. 실효환율지수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발표하고 있으나 △구성 통화 △가중치 △거래대상품목 △업데이트 주기 △실질실효환율 디플레이터를 활용한 산출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어 일률적이지 않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IMF의 실효환율지수는 최대 164개국을 대상으로, 제조품목과 더불어 원자재에 대한 화폐 가치 등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산출된다. OECD의 실효환율지수의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30개 회원국과 아시아 7개국 등에 대해 실효환율을 산출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유용하다.

국제기관에서 발표하는 실효환율지수는 월간 환율 공표에 따른 일간 환율과 시차, 무역거래 과정에서 사용되는 결제통화는 수출국 통화, 수입국 통화 또는 제3의 매개통화(vehicle currency)로 구분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실효환율 체계에서는 단순 수출입 비중만을 고려하는 한계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원화 가치의 절상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IMF, OECD의 실효환율지수가 갖고 있는 단점을 보완해 ‘일간 및 월간 결제통화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와 함께 ‘수출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를 새롭게 산출해 봤다. 두 지수 모두 다른 지수와 평가하기 위해 2010년 1월을 100으로 일치시켰다.

결제통화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의 경우 한국은행에서 발표하고 있는 월간 무역 결제통화비중을 가중치로 활용했다. 통계발표 주기 상 4개월 시차와 일간 환율 변동 폭에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3개월 이동평균을 산출해 4개월 선행 적용했다. 가중치는 지난 6월 기준 미국 달러 0.84, 유로 0.05, 일본 엔 0.03, 중국 위안 0.02, 러시아 루블, 영국 파운드, 브라질 헤알,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등 기타 환율 0.06을 반영했다.

수출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에서는 월별 수출 및 물가지수가 접근 가능한 총 53개 국가를 대상으로 추정했다. 연쇄지수 방식을 통해 가중치를 지속 업데이트 했으며, 실질실효환율 디플레이터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했다. 가중치는 지난 6월 기준 중국 0.29, 미국 0.12, 베트남 0.10, 홍콩 0.09, 일본 0.07을 반영했다.

두 기준으로 실효원화지수 산출한 결과 원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은 결제통화방식으로 달러당 1250원, 수출비중 방식으로는 1200원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이탈(undershooting 혹은 overshooting)하는 경우가 있으나 적정수준을 중심으로 상하 50원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한국의 금융불안지수(FSI) 추이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서고 환율 변동폭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계기로 Fed가 본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미국 달러화 가치도 주요 통화별로 차별화 현상이 심화돼 환율 변동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위험은 환율변동으로 인해 기업의 경제적 가치가 변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따라서 환위험 관리란 환위험을 인식해 다양한 관리기법으로 환차손을 최소화하기나 환차익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이다.

문제는 환위험은 인식범위와 관리기법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목적을 명확히 설정한 후에 체계적으로 환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전제조건=기업들이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이 인식해야 할 환위험 범위를 정해야 한다. 보통 환위험은 성격에 따라 환산환 리스크, 거래환 리스크, 영업환 리스크로 구분된다.

환위험 범위가 정해지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위험 변동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이런 정보체계를 토대로 기업들은 자신들의 여건에 맞는 환위험 관리기법을 채택한 후 환위험이 관리된 부문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후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사후평가(feedback)는 해당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얼마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했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시기의 환위험 관리수립에 있어서 보다 나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이점이 있다.

▲ 효율적인 관리기법=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으로 구분된다.

내부관리기법이란 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거래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말한다. 재무제표 조정이나 가격정책 변화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환차익까지 얻는 수단이다.

상계와 매칭(용어설명 참조), 리딩과 래깅, 자산부채 종합관리, 결제통화 조정, 재송장 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이 원자재와 부품의 투입시기를 조정하거나 공장입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환위험을 줄이는 경우도 해당된다.

반면 외부관리기법은 금융시장을 통해 별도의 거래를 함으로써 내부관리기법으로 제거하지 못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말한다. 내부관리기법보다 환위험을 제거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별도의 거래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선물환과 통화선물, 통화옵션, 통화스왑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단기금융시장을 이용하거나 팩토링과 환율변동 보험 등이 자주 활용된다.

▲ 주의사항=대부분 국내기업들은 내부관리기법에 비해 외부관리기법을 막연하게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내부관리기법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유념해야 할 것은 금융시장을 이용한 외부관리기법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외환당국의 규제 등으로 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못된다는 점이다. 반면 내부관리기법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환위험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외부관리기법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되므로 국내기업들은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을 균형있게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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