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케일업·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를 대상으로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본격 집행한다. 현재 조성된 3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시작으로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의 대형화를 집중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성택 1차관은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기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메모리 중심의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을 시스템 반도체와 소부장으로 확장하겠단 목표다.
간담회에는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소프트웨어(SW) 기업 등 국내 AI 반도체 공급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더불어 주력산업에 AI 도입을 추진 중인 현대차, LG전자, 한화시스템 등 수요 기업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 기업 750억, 정책금융 750억, 민간 출자 1,500억 원을 아우르는 전체 3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설계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3천억 원으로 조성하고, 올해 3분기부터 실제 지분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추가로 신규 펀드 8천억 원을 새로 만들어 총 1조 1천억 원 규모로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향후 업계 수요를 고려해 추가 확대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수요 연계 대규모 연구개발(R&D)'과 'AI 반도체 개발·생산 인프라 구축', '우수한 설계 인력 양성' 등에 대한 지원도 이어간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연내 'AI 시대, 시스템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력 산업과 연결되고 시장 파급력이 높은 산업별 '엣지 반도체'를 개발해 산업 현장 실증과 실제 적용까지 지원할 수 있는 R&D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차량 내 연료가 부족할 때 주행거리 근방의 저렴한 주유소를 팝업으로 자동 추천하는 차량용 반도체나 냉장고 내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을 자동으로 판별해 신호를 발신하는 가전·IOT(사물인터넷) 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반도체 설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내 양성 과정을 강화하고,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설계 엔지니어 교육 과정도 만들 계획이다. 박성택 차관은 "모든 산업을 AI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며 "AI의 핵심은 맞춤형 고성능·저전력 시스템반도체인 만큼 정부는 반도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