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SK그룹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양사 간 합병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합병이 성사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되는 만큼 국가 경제산업 측면에서, 특히 주주들의 입장에서 관심이 모이는 사안인데요.
이와 관련해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고영욱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고영욱 기자,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의미를 짚어 본다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번 합병으로 자산 100조, 매출 88조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합니다.
합병회사의 사업은 크게 세 개 축으로 이뤄지는데요.
석유와 LNG 등 현재 에너지 사업과 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 미래 에너지 사업, 그리고 배터리, ESS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을 하게 됩니다.
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초거대 종합 에너지 기업이 되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국내 산업적으로도 여러 모로 기대가 되네요. 그러면 향후 합병 일정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양사는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의결 했습니다.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바로 그 다음날부터 2주간 주식매수청구 기간을 갖고, 이후 11월 1일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하게 됩니다.
<앵커>
주총도 거쳐야 하고, 무엇보다 미국 경기침체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도 약세장인 상황인데, 양사 합병 관련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 될까요?
<기자>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는 11만 1943원입니다.
지난 월요일 폭락장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도 다른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떨어졌는데, 다음날 곧바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등 강세를 보였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8000억원으로 산정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이 금액을 이사회 검토를 걸쳐 늘려 잡을 수 있다는 시장의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SK측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합병 시너지가 기대되고 미래 성장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주식매수청구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고,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니까, 주식매도청구가 많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군요. 그럼 합병 시너지를 구체적으로 짚어 봤으면 좋겠네요. 조홍종 교수님, 먼저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조홍종 교수>
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하고,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 등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이런 외부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수 년간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사들의 초대형화가 추세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세계 2위 에너지기업인 미국의 엑손모빌이 세계 3대 셰일오일 시추업체인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82조원에 인수했습니다. 같은 달 세계 3위 셰브론이 석유/가스 생산업체 헤스 코퍼레이션을 73조에 인수했습니다.
이 같은 초대형 인수 결정은 시장의 주목을 끌었는데, 덩치를 더 키워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봐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을 하게 되면,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ESS, 수소,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사업을 아우르는 거대 에너지회사가 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배경이 있군요. 그럼 합병 시너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합병 시너지가 구체화된다면, 적어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텐데요.
<조홍종 교수>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둘 다 알짜배기 회사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따져, 합병회사의 EBITDA가 5조 8000억원 수준이라니, 초우량 회사 탄생이 맞습니다.
특히 국제유가 등락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컸던 SK이노베이션 수익이 SK E&S의 LNG/발전/도시가스 사업 등으로 수익 안정성이 한층 강화되면 손익구조가 개선되고 재무적으로 더 탄탄한 회사가 될 겁니다.
주주들 입장에서 보자면 현재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적자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CAPEX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억눌려 있다는 분석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이 재무적으로 더욱 안정화되고요. 특히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자회사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을 추진중인데, 이 회사들은 연간 총 5000억원 수준의 EBITDA를 내는 회사입니다.
이 합병으로 기대되는 양호한 현금흐름과 이를 토대로 향후 SK온이 수익을 창출하는 정상궤도 진입 등을 가정할 때,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앵커>
SK이노베이션이 사업 지주회사로 역할이 강화되면서 주가가 오를 거라는 관측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조홍종 교수>
SK이노베이션이 중간지주 회사로, 그동안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받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SK E&S의 LNG 등 캐시카우 사업에다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까지 가져가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디스카운트는 앞으로 많이 완화될 거로 봅니다.
<앵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30년까지 합병회사 EBITDA를 2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 가능한 목표치로 보시는지요.
<조홍종 교수>
ESS, 열관리 솔루션, 전력 솔루션, 배터리 패키지 판매, 석유 탐사 및 시추 개발비용 효율화와 생산확대, 운송비용 절감, LNG 구매력 강화 등 양사 합병에 따른 구체적 시너지가 나올 사업 분야가 대단히 많다고 판단됩니다.
<앵커>
이번 합병 추진 발표 이후,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우호적인 보고서를 낸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겠군요.
<조홍종 교수>
국내외 유수 신용평가사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합병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BB+ Stable’에서 ‘BB+ Credit Watch Positive’로 변경하면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열어 뒀습니다.
S&P는 “향후 합병법인의 재무 전망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개선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재평가 하겠다” 고 설명했든데요. 또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규모 및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현금흐름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SK E&S의 안정적인 잉여 현금흐름이 더해져 SK이노베이션의 투자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무디스(Moody’s)는 “SK이노베이션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 또 “이번 합병으로 규모, 사업 다각화 및 운영 안정성이 향상되면서, 2023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14%,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8%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SK E&S가 발전, LNG 사업 등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합병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는 내용까지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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