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 스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채권투자자들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베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미 기준금리가 현 5.25∼5.5%보다 낮을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5.0∼5.25% 전망이 85.8%로 여전히 높지만 4.75∼5.0% 전망도 13.8%로 일주일 전(4.1%)보다 올라온 상태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9월부터 점진적으로 금리가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갑작스럽게 둔화하면서 노동시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95.9%)가 오는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가운데, 다음 FOMC 회의인 9월 17∼18일까지 남은 시간이 긴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4일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만 늘릴 것"이라면 7월 금리 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고문도 연준이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할 경우 실책이 될 것이라고 최근 경고했다.
DWS아메리카의 조지 카트람보네는 향후 나올 고용지표 등에서 둔화세가 뚜렷하게 목격될 경우 연착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내릴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브랜디와인 글로벌투자운용의 잭 매킨타이어는 "노동시장에 둔화 신호가 늘어나면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이 경우 연준이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어떠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냇웨스트마켓의 미셸 지라드는 최근 실업·성장률·소비 관련 지표를 볼 때 연준이 행동에 나설 시급성이 줄어들었다면서 "연준은 패닉에 빠진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례를 보면 닷컴버블 붕괴 당시인 2001년 초나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9월 등의 시기에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연준이 0.25%포인트보다 더 금리를 내릴 경우 시장에서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