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각화된 사업기반을 통해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이 제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사업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신평은 "에너지 부문 내 사업기반 다각화를 통한 사업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합병 이후 강화된 현금 창출력은 SK온의 차입부담과 영업실적 부진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배터리 부문의 가시적인 영업성과와 기업공개(IPO) 등에 기반한 재무구조 안정화 여부가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중장기적인 신용도에 중대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될 것"이라며 "합병 이후 영업현금창출 확대, 대규모 자본조달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제어 여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SK E&S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대해서는 "RCPS 상환 부담이 현실화되더라도, 합병법인의 자본 규모가 4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의 합병에 대해 "합병으로 인한 차입부담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SK온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기평은 "신용도 방어를 위해서는 자체 사업 펀더멘털 개선과 자구책 시행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다음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오는 2030년 상각전이익(EBITDA) 20조원 목표를 달성하고, 주주환원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