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수수료를 따지며 현지 화폐를 미리 환전해가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국내에서 사용하던 체크카드를 그대로 들고 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은행권에서 펼쳐진 외화계좌와 트래블카드 열풍 덕분이라고 하는데요.
전범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5월까지 국내에서 해외로 출국한 해외관광객의 숫자는 1180만명.
역대 최대였던 2019년의 94% 수준으로, 업계에선 올해 기록 경신을 확실시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관광객들의 소비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현금과 신용카드의 비중이 압도적이던 과거와 달리, 관광객들은 5월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 급증한 2조803억원을 직불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했습니다.
관광객 숫자가 늘어난 것보다, 체크카드 결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금융권에선 올해 치열하게 펼쳐진 외화계좌와 트래블카드 경쟁의 영향 덕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지난 1월 '평생 무료 환전'을 외치며 외화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업계 최초로 원화와 외화 간의 양방향 환전수수료 무료 정책 덕분에 6개월만에 가입자 145만명, 누적 환전 금액 9조원을 달성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사업부 총괄>
(과거의 소비자들은)환전할 때마다 많게는 20%까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거든요. 높고 불투명한 수수료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보자는 의도 하에 만들게 됐습니다.
토스뱅크가 수수료 정책을 기반으로 앞서나가자, 기존 금융권은 해외 사용에 중점을 둔 트래블카드로 받아쳤습니다.
신한은행에서 지난 1월 내놓은 신한SOL트래블카드는 해외 대중교통과 편의점 등 다양한 할인에 집중해, 올해 모든 카드 상품 중 가장 많은 90만좌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이해창 신한은행 외환본부장>
기존에 나와있는 카드보다 차별화되는 부분에 집중을 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고객 기반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제휴하고 서비스를 늘리고, 이체나 출금 기능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외화통장과 트래블카드의 열풍이, 환전 수수료 중심이었던 은행 외환산업의 구조를 뒤집었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충분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충성 고객을 유치해 수익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바꿀 계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사업부 총괄 >
외환은 은행에서 중요한 비이자 매출을 발생시키는 사업이기 때문에, 예치금도 계속 쌓이고 다른 상품들이 추가되면서 규모와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오랜 숙제인 비이자이익 분야에서 '외화 서비스'라는 기회가 부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재원
영상편집: 이가인
CG: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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